SK종합화학 임직원들은 최근 대면보고를 위해 출장을 떠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CEO인 김형건 사장이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1월에는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를 찾았다. 2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전략본부’에서 주로 일했고 3월에는 독일 출장 등을 떠나 올 들어 서울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중국 공략 가속화를 꾀하고 있어 앞으로도 중국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정은 SK이노베이션의 원유 거래를 담당하는 트레이딩인터내셔널도 마찬가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사장 없는’ 사장 보고가 잡혀있다.
송진화 사장을 사실상 대부분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다보니 중요한 보고가 화요일 오전 화상회의나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 근무일 수 46일 중 송 사장이 서울에 머무른 기간은 13일이 불과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 본사로 출근을 ‘서울 출장 나왔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SK의 석유 사업을 총괄하는 김준 사장 역시 1월에는 중국 내 고객사 방문에 이어 지난달에는 이란을 방문했다. 매경 이란 포럼 참석과 함께 이란 경제제제 해제 후 이란산 원유도입 확대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의 이기화 사장 역시 2월 29일부터 3월5일까지 러시아·인도·중국을 방문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해외 현지 파트너사 탐방 등을 통해 협력 강화 및 M&A 기회 등을 탐색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 계열 CEO들의 해외 출장이 잦아지고 길어지는 것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조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CEO(부회장)의 주문 때문이다. 올해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SK종합화학의 상하이 사무소를 찾은 정 부회장은 틈이 날
CEO 뿐만 아니라 신입사원들도 기본 교육 이후 곧바로 해외 현장으로 보내고 있다. 일례로 종합석유화학과 루브리컨츠는 각각 중국과 일본에 신입직원들을 보내 현장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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