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종목에서 이세돌을 꺾은 구글이 “다음 상대는 스타크래프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자 알파고와 프로게이머의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요환씨는 “알파고와 싸우면 누가 이길것 같냐는 질문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승패 자체는 아닌 것 같다”고 웃었다.
“왜 구글이 스타크래프트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바둑과 스타크래프트는 닮은 점이 많아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결정을 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조금만 반응이 느려도 순식간에 병력을 다 잃을 수 있거든요. 이런 점에서 구글이 인공지능의 위기대처 능력이나 실시간 상황판단 능력을 테스트하려고 스타크래프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세돌의 분전을 보면서 그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내고 기어이 1승을 따낸 불굴의 투지를 보고 적잖게 감동도 받았다. 처음에는 승패 자체가 화두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간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윈한 실험적 무대를 구글이 만들고 있다는 상념에 빠져들었다. 그는 “4번의 패배보다는 1번의 승리에 더 주목하고 싶다”며 “이세돌의 1승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아직 완전히 압도하지 못한다는 희망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병력을 기계적으로 빈틈없이 뽑아내는 능력만큼은 인간이 인공지능을 따라잡지 못할겁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상황에 인공지능이 어떻게 대처할지는 아직 의문이에요. 여기서 승부가 갈릴 것 같아요. 인공지능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가 좋은 기회를 제공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는 만약 알파고가 도전장을 던진다면 당연히 도전에 응할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니터를 사이에 놓고 일합을 겨뤄보면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몸이 먼저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파고와 겨룰 수 있다면 병력을 대거 뽑아 정면승부를 하기보다는 지형지물을 이용한 게릴라성 플레이를 할 것 같아요.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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