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심장기능상실·heart failure)’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근 10년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에 걸리면 심장 기능이 약해져 체내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거나, 혈액 공급 부족으로 평상시에도 호흡 곤란·부종·식욕감퇴, 만성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통계청의 2014년 주요 사망원인 자료에 따르면 심장기능상실(심부전)로 인한 사망은 2004년 1298명에서 2014년 412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은 9303명에서 1만187명으로 9.5% 증가했고, 허혈성 심장질환은 11.5% 늘었다. 고혈압성 심장병은 오히려 22% 줄어들었다.
최동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부전 사망 증가가 인구 고령화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70~75세 인구의 10%가 심부전을 앓는데, 숨차고 기운없는 증상 등을 노환으로 생각해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역설적으로 사망률이 높던 심근경색 등을 치료할 수 있게 되면서 심부전을 앓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심부전은 5년 생존율이 남자 35%, 여자 50%에 불과하고, 재입원율도 높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 작년 전국 6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실시된 분석 결과를 보면 심부전 환자들은 외래 약값을 제외하고도 평균 697만원을 병원비로 지출했다. 이 중 입원비로 쓰인 비용만 666만원으로 폐암의 본인부담금(216만원)보다도 3배나 비싸다.
문제는 일반 국민들은 물론 비전공의료진조차 심부전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데 있다. 대한심장학회와 한국심장재단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심부전을 위중한 질환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답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제정위원회가 의료진을 위한 한국형 심부전 진료 지침을 15일 선포했다. 심장 전문의들이 모여 우리 데이터를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제정위원장을 맡은 최 교수는“심부전도 암처럼 4단계로 나눠서 치료를 하는데, 예비환자와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국민의료에도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도 우리에게 맞는 처방과 치료법들을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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