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드시면 안돼요.”
‘임신했다고 막 먹으면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에 불현듯 아찔했던 ‘만삭의 추억’이 떠오른다.
출산일이 가까워져갈수록 주체할 수 없이 치솟는 식탐에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먹겠냐’는 심정으로 식사량은 물론 간식까지 늘린 결과, 불과 2주 사이에 4~5kg이 증가했던 것이다. 특히 소변검사 결과 임신성 당뇨 경계 수준까지 수치가 올라가면서 담당 의사로부터 폭풍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덕분에 출산 전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이어트에 돌입, 과식을 줄이고 간식을 끊은 덕분에 무사히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많은 이들이 주지하다시피 임신 중 체중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임부와 태아의 건강 때문인데 실제로 음식 섭취량과 임부의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에 주목한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의학저널 JAMA(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대학과 엑서터대학 공동 연구진은 출산을 경험한 여성 3만 명과 이들이 낳은 아이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18건의 연구에 활용된 자료를 분석해 음식 섭취량이 임부의 혈당 및 태아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 여성들의 임신중 체질량지수(BMI)와 혈당, 체지방량과 혈압 및 이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의 몸무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음식 섭취량이 많은 여성은 혈당이 높고 혈압이 낮은 공통적인 특징을 보였으며,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평균보다 몸집이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혈당 섭취가 높은 경우 몸집이 큰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임신 중 고혈압인 여성은 평균보다 몸집이 작은 아이를 낳을
엑서터대학의 레이첼 프리시 박사는 “지나치게 크게 혹은 작게 태어나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제2형 당뇨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며 “임신 중에도 적당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박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