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근로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처음으로 일본에 앞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일본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의하면 연간 평균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한 한국 제조업의 취업자당 부가가치가 2014년에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2014년 일본 제조업 근로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103으로 일본을 근소하게 앞섰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당 생산성은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일본의 34%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며 “이후 생산성이 크게 나아졌고 아베노믹스 이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발생한 부가가치를 근로자 전체 숫자로 나누어 구한다. 국가간 화폐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국가간 비교를 할 때는 양국간 환율을 반영해야만 한다. 이번 조사는 연 평균 시장환율을 반영한 노동생산성을 비교한 결과로 구매력평가환율(PPP)을 반영한 조사에선 이미 2008년에 일본을 추월한 바 있다. 산업연구원은 “산업별로 PPP 환율을 추정하는 것이 어려워 추정치의 정밀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2015년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돼 한국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일본을 상회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국내 제조업의 생산성 상승이 둔화되고 있고 최근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 2016년에는 재역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0년부터 2010년 평균 7.2%에 달했던 한국의 제조업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2010~2013년에는 연평균 2.8%로 떨어졌고 2014년에는 고작 0.5%가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지난 2015년에는 -2.1%를 기록하며 오히려 노동생산성이 감소했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앞질렀으나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한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일본의 86% 수준으로 여전히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보다 평균 20%가량 많은 근로시간으로 인해 1인당 노동생산성은 높지만 시간당 생산성은 낮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0년 전 시간당 생산성이 53%였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는 꾸준히
강 연구위원은 “그동안 한국 제조업은 추격자로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으나 노동생산성이 세계 상위 수준에 근접하면서 기존의 추격형 발전전략은 점차 힘을 상실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장 선도자로서 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발전전략으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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