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7214달러를 기록해 전년 보다 2.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민소득(GNI)도 2만7340달러로 같은 기간 2.6% 떨어졌다. 1인당 GDP와 1인당 GNI가 감소한 것은 6년 만이다. 경제성장이 둔화된 데다 원화값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1인당 GDP는 2014년 2만7983달러에서 2015년 2만7214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1월27일자 A12면 참조)
1인당 GDP는 2006년 2만901달러로 처음 2만 달러 대에 진입한 이후, 2008년 금융위기로 1만8346달러로 떨어졌지만 그 후 소폭 상승세를 이어왔다.
아울러 GDP에서 외국에서 받은 소득은 포함하고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은 뺀 GNI(1인당 기준) 역시 하락했다. 작년 2만7340달러로 전년 2만8071달러 보다 2.6% 하락한 것. 1인당 GNI 역시 2006년 2만823달러로 2만 달러를 돌파한 뒤 9년간 3만 달러에 진입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처럼 1인당 GDP와 1인당 GNI가 동시에 떨어진 까닭은 작년 달러당 원화값이 전년 보다 7.4% 떨어진 1131.49원을 기록한데다, 인구수는 고령화로 5061만7000명으로 소폭 늘었기 때문이다. 수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이 컸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1인당 GNI 감소는 달러당 원화값 하락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질 GDP 성장률은 2.6%에 그쳤다. 이는 전년 3.3% 보다 0.7%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또 2012년 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 국장은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으로 충격이 완화됐지만 수출 둔화 영향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장률에서 수출이 이바지한 성장기여도는 0.4%포인트로 2014년 1.1%포인트 보다 크게 낮아졌다. 실질 GDP 증가율을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2014년 3.5%에서 2015년 1.3%로 둔화됐고 서비스업도 3.3%에서 2.8%로 축소됐다. 이에 반해 건설업은 0.8%에서 3.0%로 높아졌다. 물가 상승분을 포함한 명목 GDP는 1558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9% 상승했다.
소비나 저축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총저축률은 35.4%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상승하면서 2004년 35.5%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의 순저축률은 7.7%로 2014년보다 1.4% 포인트 올랐다. 이는 2000년 8.4%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 국내 총투자율은 28.5%로 2014년 보다 0.8%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09년 28.6% 보다 0.1% 포인트 낮고 1998년 27.9% 이후 1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민간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동향간담회를 열어 미래 직업 변화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나면서 현재 직업의 상당수가 10~20년 뒤 쇠퇴한다고 한다”면서 “청소년들에게 어떤 상황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길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재는 지난 2월 고용통계에서 청년실업률이 높게 나온 상황
[이상덕 기자 /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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