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가 전격 도입되는 등 초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갈곳을 잃은 일본 금융기관 여윳돈이 벤처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벤처펀드가 활성화되고 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52개의 벤처 투자펀드가 설립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벤처 투자펀드 금액도 전년 대비 44% 급증한 1950억엔(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벤처펀드가 큰폭 증가한 것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금융기관들이 벤처투자펀드에 대거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기관들이 설립한 벤처펀드가 전년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15개에 달했고 금액 기준으로는 597억엔(6140억원)에 달해 5배 폭증했다.
금융기관들이 벤처펀드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QE)정책으로 금리가 제로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예대마진이 확 줄어, 더이상 대출로는 적정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기위해 어느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대출이외에 벤처 등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 투자를 다양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가 미래 금융산업 경쟁력을 가름하는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려는 의도도 있다.
도쿄대, 교토대 등 연구중심대학을 중심으로 바이오, 제약, 로봇 등 신사업 유망 벤처기업들이 앞다퉈 설립되면서 투자기회가 늘고 있는 점도 일본내 벤처펀드가 번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잇다. 도쿄대가 법인화된후 교수와 학생들이 창업한 바이오 의약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큰 돈을 버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대 벤처기업이 200개를 넘었고, 기업가치는 1조엔을 넘었다.
미국 구글이 도쿄대 교수들이 세운 로봇 벤처기업 샤프트를 인수했고,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도 로봇관련기업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벤처 ‘PFN’에 일본 최대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출자하기도 했다. 도쿄대 공대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 내 연구소간 협업이 늘었고, 창업이나 벤처기업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교수와 연구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아예 대학들이 벤처 창업을 북돋기 위해 자체적으로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는 사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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