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대형 백화점 1층에 위치한 ‘설화수’ 매장을 찾은 40대 주부 김씨. 화장품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대신 홍삼진액청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슬리밍 앰플을 구매했다. 설화수 매장에서 홍삼진액과 다이어트 제품을 사는게 이상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이너뷰티 전문 브랜드 ‘바이탈뷰티(V=B)’ 주요 유통망은 단독매장이나 편집매장이 아닌 바로 설화수와 헤라 매장이다.
1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아는 사람만 알도록’ 바이탈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입소문만으로 광고를 하는 등 비밀스러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해당 브랜드 제품이 아닌 자사의 다른 브랜드 제품을 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모레퍼시픽 편집매장인 ‘아리따움’에선 아리따움 전용 바이탈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설화수와 헤라 매장은 대놓고 바이탈뷰티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고객이 문의할 때에만 구매 가능하다. 제품이 해당 매장에 구비되어있지 않을 경우에는 예약주문도 받는다.
바이탈뷰티의 비밀 마케팅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뜻이다. 그는 건강기능식품의 입소문 마케팅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탈뷰티는 과거 유명 배우를 브랜드 모델로 섭외하고 TV광고 촬영까지 모두 마쳤는데 서 회장의 지시로 아예 광고가 방영조차 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건강기능식품은 TV광고가 아닌 제품력을 토대로 한 입소문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었다.
2002년 론칭된 바이탈뷰티는 갖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과 같은 마케팅 방식을 채택했다. 바이탈뷰티는 과거 백화점 매장은 물론 신사동 가로수길에 마사지숍 등이 입점 된 단독매장까지 열었지만 결국 모두 철수했다. 이너뷰티 및 건강기능식품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방문판매 및 온라인 판매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탈뷰티의 지난해 방문판매 비중은 무려 87.3%에 달했다. 2013년 83.3%, 2014년 84.9%로 소폭이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있다.
바이탈뷰티 관계자는 “바이탈뷰티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특성상 판매 채널 중 방문판매의 비중이 가장 높다”면서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품질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실제 먹어본 고객들의 후기와 입소문이 중요하다. 카운셀링을 제품 판매 채널의 가장
최근 로고를 변경한 바이탈뷰티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뷰티연구소 내 신설된 ‘뷰티푸드’ 연구소를 통해 제품 개발에 힘쓰는 등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바이탈뷰티는 지난 13년간 연평균 성장율 15%, 누적 판매 2조 원을 돌파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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