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몸이 피곤하거나 급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우스갯소리로 ‘당 떨어진다’는 표현을 잘 쓴다.
그러나 혈당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증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당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도 저혈당증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혈당증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필요한 양보다 모자라는 상태로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식은 땀이 나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뇌기능 저하나 뇌기능 장애로 인해 몸이 마비되거나 쇼크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혈당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만6,656명에서 2015년 2만8,610명으로 5년새 약 8.5%가 증가했다. 무엇보다 저혈당증은 평소 건강했던 사람은 물론, 고혈당이 원인인 당뇨 환자도 안심할 수 없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백혜리 과장은 “평소 당뇨를 앓고있는 당뇨환자는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 주사로 인해 저혈당 증세가 생길 수 있다”며 “가벼운 저혈당증은 당분섭취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혈당증은 우리 몸 각 부분에 보내지는 주요 에너지 공급원인 포도당의 양이 감소할 때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인데, 보통 8시간 이상 금식 후 혈당을 측정해 수치가 70mg/dl 이하로 떨어지면 저혈당증이라고 판단한다. 몸속 포도당의 양이 부족해지면 현기증과 피로감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거나 뇌 기능 저하·장애, 심하면 사망에 까지 이르기도 한다.
또 저혈당이 생기면 우리 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데 이 때문에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 수가 증가하며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공복감, 이상 감각 등이 발생하게 된다.
당뇨환자도 안심은 금물이다. 당뇨환자는 음식 섭취로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 주사를 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혈당이 급격히 낮아져 저혈당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간이나 신장, 심장질환이 있거나 감염증, 영양 실조와 같은 중증 질환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라도 불규칙한 식습관, 극단적인 다이어트, 과도한 음주 등으로 인해 저혈당증에 노출될 수 있다.
저혈당증을 겪은 경험이 있거나 저혈당증의 위험이 큰 질환을 앓고 있다면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
간혹 저혈당으로 의식을 잃어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평소 자신의 상태에 대해 가족이나 직장 동료, 친구 등에게 자세히 알려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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