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2016)’가 열린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이틀간 72개가 진행되는 개발자 대상 세션 가운데 ‘가족을 위해 개발한 나의 첫 앱(Building My First App for My Family)’이라는 제목의 세션 발표자로 키 150cm도 안 되어 보이는 작은 체구의 중학교 1학년 남자 학생이 올라섰다.
세션장을 가득 메운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큰 함성과 함께 박수갈채로 어린 학생을 격려했다. SDC 역사상 최연소 발표자이자 전시 출품자인 이영준(13·서울중앙중 1) 군이다.
이 군은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와 삼성전자가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개최한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주변을 놀라게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이 군이 중학교·고등학교 다니던 형·누나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당시 참가학생은 923개팀 3000여명에 달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키노트에서 이 군을 직접 거론하며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이영준 학생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미래의 소프트웨어는 또 다른 창의적인 인재들이 이끌어 갈 것”이라며 극찬했다.
창작대회 대상을 수상한 공로로 이번 SDC2016에 참가하게 된 이 군은 유창하지는 않지만 차분한 영어로 자신이 직접 개발한 앱을 설명했다.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없는 이 군은 집에서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며 혼자서 영어를 공부해 남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이 군이 개발한 ‘식물 알리미(영문명: Don’t forget me)’라는 이름의 앱은 식물을 좋아하고 많이 키우는 자신의 가족들을 위한 것이다. 잊지 않고 물을 줄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팝업 형태로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다.
이 군은 “소프트웨어는 사람의 일을 위한 도와주는 편리한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소프트웨어는 나와 가족들이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 이 군의 앱에 대한 현지 개발자들의 다양한 조언이 이어졌다. 세션에 참여한 한 스웨덴 개발자는 “어린 소년이 자바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스로 설계하고 개발까지 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며 “특히
이 군은 “떨리기는 했지만 글로벌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너무 스릴있었다”며 “앞으로 계속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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