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가 2009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경기에 훈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생산도 지난 2월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플러스를 기록했으며 설비투자도 세달 만에 플러스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을 나타내는 지수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1월 1.4% 감소하면서 우려를 높였지만 지난 2월 0.6%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두달 연속으로 증가했다. 산업별로 구체적으로 보면 도소매업이 3.1%, 전문·과학·기술업이 6.9% 늘어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제조업과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 등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산업생산 뿐만 아니라 소비도 전월 대비 4.2% 늘어 경기에 훈풍을 불어 넣었다. 소매판매가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2009년 2월(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소매판매는 지난 1월 -1.4%, 2월 -1.5%를 기록하며 우려를 키웠었다. 3월 소매판매 반등은 갤럭시 S7과 같은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다시 인하한 요인이 컸다. 특히 승용차 판매는 올해초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면서 1월 전월대비 27.7% 급감했으나 상반기까지 재인하가 결정되면서 2월(9.3%)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3월에는 18.2%나 판매가 늘었다.
. 설비투자(5.1%) 역시 전월 대비로는 세달 만에 반등했으며 증가폭도 2014년 11월(11.0%)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하지만 전년 대비로는 설비투자가 4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우려를 더했다. 최정수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추세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매달 3000여개 법인을 조사해 발표하는 BSI도 70대선을 회복하며 반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29일 발표한 4월 제조업 업황 BSI는 71로 지난 3월(68)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5포인트 껑충 뛰어오른데 이어 두달 연속 오른 것으로 지난해 10월(71)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5월 전망을 나타내는 전망 BSI도 73으로 전월대비 3포인트 올랐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구조조정 여파인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좋았다. 대기업의 업황 BSI는 전월과 동일했으나 중소기업은 7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의 BSI도 70으로 지난달 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역시 두 달 연속 상승세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다. 다만 BSI는 기준치가 100인만큼 여전히 100을 한참 하회하고 있는 수치는 여전히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곳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곳이 많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경기가 나쁘긴 나쁜데 지난달보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데다 계절적 요인이 겹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두 달 연속 호조세를 보인 소비자심리지수(101)과 합성한 4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4로 전월대비 3포인트 올랐다.
[김규식 기자 /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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