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애드리언 쳉 중국 뉴월드그룹의 부회장. |
지난달 20일 ‘달팽이 크림’으로 업계 신화를 쓴 잇츠스킨에 180억원을 과감히 투자한 애드리언 쳉(Adrian Cheng·37)에게 그 이유를 대해 묻자 이같이 밝혔다.
그룹 일정과 글로벌 사업 계획로 시간은 분 단위로 쓴다는 그를 지난 29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아시아에서는 자산 규모 2위라는 그는 ‘태양의 후예’ 이야기를 꺼내며 열혈 팬을 자청하거나 한남동 맛집을 소개하는 등 장난기 많은 소탈한 모습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송중기와 송혜교의 (맑고 흰)피부를 보면서 한국인이 쓰는 화장품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며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인기있는 이유도 아시아 여성에 적합한 기술력과 품질때문”이라고 말했다.
장난기 많은 애드리언 쳉은 실제 홍콩 4대 재벌그룹 ‘뉴월드’의 부회장이자 아시아 젊은 부호로 세계 무대에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부동산 중심의 뉴월드개발과 아시아 최대 주얼리 그룹 저우다푸, 백화점·쇼핑몰·면세점·호텔·리조트 등이 속한 뉴월드 그룹을 이끄는 쳉 가문의 3대 경영인이다. 중국에만 23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저우다푸의 지난해 매출은 10조원으로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1조1600억원)의 9배가 넘는다.
이처럼 중국·홍콩에서 막대한 유통망을 갖고 있는 쳉 부회장이 ‘가능성’을 믿고 투자하면서 잇츠스킨의 중화권 진출에 긍정적 신호탄이 켜진 셈이다.
그는 “그룹 유통망을 통해 중국 시장에 판매하면 잇츠스킨 제품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5월에 충칭과 광저우에 각각 플래그십 매장을 열어 본격적인 판매 채널 확보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쳉 부회장은 민감한 질문에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기도 했다. 잇츠스킨의 가장 큰 고민인 달팽이 크림 라인(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의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위생허가 취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첫 시범매장을 선보이는 충칭과 광저우의 경우 자유무역시범지구로 지정돼 CFDA의 위생허가가 필요한 곳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유통채널을 연결한 역직구몰 ‘호코 쇼핑센터’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한몫을 한다.
쳉 부회장은 “저우다푸의 600만명 VIP회원을 대상으로 잇츠스킨 제품샘플을 보내고 피부관리 세미나도 열어 홍보할 예정”이라며 “저우다푸의 2300개 매장, 뉴월드 백화점 43개를 잇츠스킨 판매 채널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 중국의 수입품 세금 정책(행우세)이 바뀐 것이 잇츠스킨에는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쳉 부회장은 “이전에는 100위안 이상의 스킨케어 제품을 수입할 경우 세금이 50%가 넘게 부과됐지만 이제는 11.9%만 내면된다”며 “스킨케어 라인이 중심인 잇츠스킨에게는 호재다”고 말했다.
잇츠스킨은 블랙로즈 크림제품과 셀 컨센트레이티드 크림을 중심으로 중국 매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뉴월드 그
쳉 부회장은 “잇츠스킨외 타 화장품 업체에 추가 투자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오히려 한국 애니메이션·만화·게임 등 콘텐츠나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협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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