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생이별한 형제의 유족들이 인터넷·소셜네트워크의 힘으로 상봉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사촌지간인 미국 뉴저지의 미셸 벨스 카츠 가족과 러시아 사할린의 예브게니 벨시츠키 가족이 인터넷 영상전화 스카이프로 얼굴을 마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939년 피오트르쿠프 트리부날스키 유대인 거주구역에 강제 이주된 아브람·하임 벨스 형제의 자손들이다. 당시 동생인 하임만 탈출에 성공해 소련으로 넘어가며 형제는 이별을 맞이했다. 수용소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형 아브람은 종전 후 계속해서 동생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5년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아브람의 손녀 제스 카츠(25)는 단 2주만에 하임의 가족을 찾아냈다. 제스는 유대인 헤리티지 단체의 도움으로 하임의 이름이 기재된 러시아 군 기록을 찾아 이를 온라인에 공개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러시아 소셜네트워크에 ‘벨스’와 비슷한 ‘벨시츠키’ 성의 남성이 있다는 제보가 이어졌으며, 제스는 곧장 이 남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벨시츠키가 보낸 답변에 첨부된 벨시츠키 아버지의 사진은 아브람과 꼭 닮은 남성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사진 속 남성의 생일과 하임의 생일이 일치하는 것까지 확인하며 이들은 서로
제스는 수천km 떨어진 곳의 가족들과 마주해 기쁘면서도, 할아버지가 끝내 동생을 만나지 못하고 숨을 거둔 탓에 복잡한 심경이라 밝혔다. 그는 “두 분이 어떤 식으로든 이렇게 만드신 것 같다. 하늘에서 기쁘게 내려다보고 계실 것”이라 말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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