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39·양천구 목동)씨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엄마로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더 크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대형마트에 가 옥시 제품을 대체할 만한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옥시를 대신한 제품들이 평소 잘 모르는 브랜드이다보니 선뜻 구매하는 게 꺼려졌을 뿐 아니라 이미 재고가 떨어져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옥시 제품을 사고 싶지는 않은데 막상 마트나 슈퍼에 가면 이를 대신해 살 만한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옥시 불매 운동이 사회 전방위적으로 퍼지는 가운데 옥시 대체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씨처럼 평소 무의식적으로 옥시 제품을 구매한 결과 대체품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을 위해 ‘옥시 대체품 리스트’가 SNS상에 공유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아예 원료를 직접 사 친환경적으로 표백제나 제습제를 만들어 쓰자는 움직임도 나타나며 옥시 불매 운동에 불씨를 당긴다.
현재 SNS상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고 있는 ‘옥시 대체품 리스트’를 보면 옥시의 표백제·세탁세제로 유명한 ‘옥시크린’을 대신할 제품으로는 ▲테크 ▲한입세제 ▲수퍼타이 ▲비트 ▲타이드 등이 나와 있다.
섬유유연제의 경우 ▲샤프란 ▲다우니 제품이 거론되고 제습제로는 ▲에코후레쉬 ▲아토세이프 등이 있다.
방향제를 대체할 만한 상품으로는 ▲해피브리즈▲파르텔이 있고, 청소용품으로는 ▲홈스타 ▲유한락스 ▲청소박사 매직크린▲곰팡이킬러▲주방세제로는 ▲퐁퐁 ▲자연퐁 ▲참그린 ▲SAFE, 세정제의 경우 ▲아이 깨끗해 ▲메소드 ▲3M ▲해피바스 등이다.
이같은 옥시 대체품 리스트는 시민사회단체들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오는 16일까지 옥시제품 집중 불매운동 기간으로 선포하면서 더욱 적극 공유되는 모양새다.
일부에선 아예 이번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직접 원료를 구입해 표백제를 비롯한 방향제, 탈취제, 제습제 등을 만들어 사용하자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악덕 기업의 제품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친환경 운동과 맞물려 더욱 확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옥시크린을 대신하기 위한 표백제는 과탄산소다라고도 불리는 과탄산나트륨에 베이킹소다를 함께 섞어 사용하자는 식이다. 식품 원료로도 쓰이는 베이킹소다는 100% 탄산수소나트륨으로 과일, 채소를 닦을 때 주로 사용해 친환경 원료로 분류된다.
세탁시 섬유유연제를 꼭 넣어야 한다면,세척, 소독, 섬유유연 효과가 있는 ‘구연산’ 사용을 추천한다. 구연산 대신 식초를 넣을 수 있다.
과일향 티백이나, 말린귤, 오렌지 껍질을 거름망에 걸어두면 방향제의 역할을 잘 해낸다. 말린 커피 찌꺼기나 베이킹소다는 탈취제로 이용할 수 있다.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제습제을 사용해야하는 소비자들은 염화칼슘만 구비하면 손쉽게 제습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염화칼슘은 온라인몰에서 구입 가능하다. 실제 옥시 제습제로 유명한 ‘물먹는 하마’ 제품의 용기 안에 든 하얀 가루가 바로 염화칼슘이다. 따라서 기존 제습제 용기에 염화칼슘 200g가량을 넣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옥시 제품을 사지 않는데 머무르지 않고, 대체제를 발굴하거나 친환경 제품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옥시 불매운동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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