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 배터리 소재가 알루미늄 케이스에 담긴 ‘각형 배터리셀’이 쉴새 없이 만들어져 나왔다. BMW 아우디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할 전기차용 제품들이다. 공장 한켠엔 ‘악바리 근성’ ‘끝장정신’ ‘목표완수’ 단어들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임봉석 삼성SDI 상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5년 안에 현재 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로 보고 기술력 확보와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면적 226만4000㎡에 달하는 삼성SDI 울산공장엔 주로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 생산라인이 4개 있다. 1968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헬기를 타고 직접 지형을 살핀 후에 삼성그룹 내 전자부문 첫 공장 부지로 낙점한 유서깊은 곳이다. 1970년 흑백 브라운관을 이곳에서 처음 생산하기 시작해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강산이 네번 넘게 변할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공장 생산품은 전기차 배터리로 바뀌었다.
배터리 사업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육성키로한 ‘미래먹거리’다. 삼성SDI가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올 1분기 7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서도 배터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내린 결정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화학부문을 매각하고 배터리에 올인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7000억원에서 2020년 21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남성 사장도 거의 매주 울산공장을 방문해 생산현황을 점검하는 등 품질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셀은 총 20여개 공정을 거쳐 8~9일만에 완성된다. 우선 리튬, 마그네슘 등을 분말 형태로 잘 섞어 화합물을 만든다. 이걸 액체화해 얇은 알루미늄 위에 코팅한다. 이게 바로 양극 판이다. 같은 방식으로 흑연 등 소재를 활용해 음극 판을 만든다. 양극과 음극, 분리막을 알루미늄 캔에 넣고 전해질을 주입하면 물리적인 제조 공정이 일단 끝난다. 이후 충방전과 결함검사 등을 거쳐 배터리셀이 완성된다. 삼성SDI 울산공장에선 순수 전기차 기준 17만대에 달하는 배터리(1700만 셀)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품질 제고, 원가 절감을 위해 공정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우선 1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된 일부 공정의 설비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제품 하나하나마다 아이디를 부여해 이력을 추적한다든지, 셀 원재료가 되는 알루미늄 폭을 두배 늘려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높인다든지, 전해액 주입 공정을 단순화한다든지, 배터리 활성화를 위한 충방전 시간을 종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인다든지 공정을 혁신하고 있다. 또 무게 400톤 무게로 압축, 중력가속도 50배 속도로 낙하, 철핀 관통 시험 등 안전성테스트도 모두 통과한 제품만 고객사에 납품한다. 삼
울산사업장장인 조대형 전무는 “‘100 빼기 1은 0’이라는 생각으로 배터리 품질 관리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 글로벌 초일류화를 향한 전초기지로써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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