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국제방송교류재단,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4개 기관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사실상 낙제점(E등급·아주 미흡)을 받았다. 경영실적이 미흡(D등급)하다는 평가를 받은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 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3개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이 밖에 정부는 D등급과 E등급을 받은 13개 기관 가운데 9개 기관의 상임이사 13명에게도 처음으로 ‘경고’ 조치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심의·의결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우수 기관에는 합당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한편 부진한 기관 임원은 경고 조치하고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해 성과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정부는 116개 공공기관(공기업,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지난해 성과평가를 진행했으며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 161명이 참여했다.
정부는 모두 6등급으로 경영평가 결과를 내놓는데 가장 높은 ‘S등급(탁월)’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A등급(우수)’을 받은 기관은 20개로 전년 대비 5곳 늘었고 ‘B등급(양호)’을 받은 기관도 53개로 2곳 증가했다. 반면 ‘C등급(보통)’을 받은 기관은 35개 기관에서 30개 기관으로 줄었다. 이 밖에 ‘D등급’ 기관은 9곳으로 2014년과 같았으며 ‘E등급’은 6곳에서 4곳으로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다소 개선된 결과”라면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충실히 이행해 경영실적을 개선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기관장 평가도 함께 했는데 평가 대상 49명 가운데 6명이 ‘우수’를 받았고 41명이 ‘보통’, 2명이 ‘미흡’을 받았다. 또한 상임감사 및 평가위원도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평가했는데 29명 가운데 ‘우수’는 없었으며 27명이 ‘보통’, 2명이 ‘미흡’을 받았다. 기관장과 상임감사 및 평가위원은 재임 기간 동안 1차례 성과 평가를 받는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는 인사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지난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기능조정을 충실히 이행한 기관이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정부가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하면서 ‘임금피크제 운영의 적절성’ 지표를 새롭게 만들어 최대 1점 가점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또한 불필요한 기능을 정리하고 핵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 공공기관도 실적을 좋게 평가 받았는데 한국감정원을 예로 들면 부동산공시 및 통계조사, 녹색건축 인증 등 대체 수익원을 확보한 결과 ‘A등급’을 받았다. 또한 한국국토정보공사도 확정측량 업무를 단계적으로 민간으로 이양하는 사전 단계로 민간협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지난 14일 기능조정 대상으로 확정된 에너지, 환경, 교육 분야 공공기관은 앞으로 추진할 구조개혁 실적이 반영되지 않아 나쁜 성적을 받았다.
먼저 에너지 공공기관 기능조정 확정안에서 단계적 감산과 인력 조정을 추진하기로 한 석탄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또한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3개 에너지 공공기관은 ‘D등급’을 받았고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는 ‘E등급’을 면치 못했다.
정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근거로 C등급 이상을 받은 103개 기관의 기관장과 임직원에는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반면 D~E 등급을 받은 13개 공공기관의 임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 D등급 이하를 받은 공공기관은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경상경비를 조정하는 등 불이익을 받으며 경영 개선 계획을
한편 지난해 116개 공공기관 부채는 49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7000억원 줄었고 부채비율도 212%에서 191%로 낮아졌다. 또한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2조5000억원에 이르렀는데 이는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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