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 10조원과 함께 공기업투자·정책금융 확대 등 재정보강을 통해 총 20조원 이상 돈을 더 푼다. 앞으로 6개월간 노후 경유차를 폐차한 사람이 신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를 최대 100만원 깎아주고, 다음달부터 석달간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TV와 냉장고 등을 사면 가격의 10%를 되돌려준다. 또 다음달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는 중도금대출 보증을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박근혜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추경을 포함한 20조원 이상 재정보강으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5~0.3%포인트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추경은 지난해 세금을 쓰고 남은 돈과 올해 예상보다 많이 들어온 세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추가 국채발행이 없기 때문에 나랏빚은 늘지 않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편성 배경에 대해 “내년말까지 조선업종에서만 6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지난주 영국의 EU탈퇴 결정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말 예상 3.1%에서 0.3%포인트 낮은 2.8%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 정부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자동차 개소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6년 12월 31일 이전 등록한 노후 경유차에만 국한되는 게 다를 뿐이다.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작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노후 경유차 폐차 후 신차를 구입할 때 각종 세금을 70% 깎아준다. 에어컨, 일반·김치 냉장고, TV, 공기청정기 등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도 품목별 20만원, 가구당 40만원 한도 내에서 산 가격의 10%를 환급해준다.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다음달 초 발표된다. 또 취업준비생이나 근로장려금 수급자 등에게만 허용하던 월세대출을 연소득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하고 배우자 이름으로 계약할 때도 월세 세액공제를 해준다.
투자 확대를 위해 중견기업이 해외 사업장을 부분 청산하고 복귀할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한다. 서비스업도 제조업처럼 예외적인 경우만 혜택을 주지않는 ‘네거티브’ 세제 지원을 하고, 분야별로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 개선에 나선다. 미래형 자동차·로봇 등 11개 유망 신산업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 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대체투자 규모를 3월말 기준 22조 3000억원에서 연
다만 서울 강남 아파트 재건축 단지 등 일부 분양시장 이상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다음달 1일 시행되는 중도금대출보증 제한은 논란이다. 전문가들은 보증 제한으로 대출 금리가 올라가 가계부채의 질이 더 악화되는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조시영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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