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 투자회사인 L캐피탈이 토종 색조 전문 화장품업체 ‘클리오(CLIO)’에 약5000만달러(약573억원)를 투자한다. 루이비통이 국내 화장품 기업에 투자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불고 있는 ‘K뷰티’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캐피탈은 클리오가 발행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약 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환시 예상 지분율은 10%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클리오는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 형태로 L캐피탈로부터 자금을 받는 셈이다. 이를 위해 양측은 내주중 공식적인 투자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캐피탈의 한국 기업 투자는 이번이 두번째다. L캐피탈은 지난 2014년 YG엔터테이먼트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우선주 투자) 참여 방식으로 600여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투자 유치로 클리오의 IPO 준비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클리오는 현재 NH투자증권을 대표주간사로 선정해 이르면 이달중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클리오는 화장품 및 화장도구 판매·유통업을 목적으로 1997년 설립됐다. 2014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500억원을 밑돌았지만 연예인 공효진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1070억원으로 두배 이상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225억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시장에서 기대하는 클리오의 상장후 예상 시가총액도 1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LVMH의 클리오 투자는 해외 큰 손들이 한국 화장품 산업에 잇따라 손을 뻗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중국 및 아시아 국가 내 수요가 급증하자 한국 화장품 기업의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는 해외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3년 2억8580만 달러였던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4년에 5억 3360만 달러로 성장,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00% 이상 신장하며 10억8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9월 기준 한국 화장품은 중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일본과 미국을 누르고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화장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명품 산업 성장세는 둔화되고있는 반면 화장품 산업은 성장가도를 달리고있는 점도 LVMH가 뷰티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이유다. LVMH는 현재 ‘프레시’, ‘메이크업 포에버’ 등 9개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있다.
이처럼 해외 자본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투자는 최근 들어 급증하고있는 추세다. 지난달 글로벌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은 국내 토종 화장품 브랜드 AHC를 보유한 카버코리아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컴퍼니즈도 토종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의 모회사 해브앤비에 지분을 투자했다
[강두순 기자 / 김효혜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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