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杭州)에 사는 쉬이나 씨(32)는 3살난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그는 아침 7시면 피트니스 클럽에 들러 운동을 하고 오전 10시까지 정보통신(IT) 회사로 출근한다. 그의 취미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평소에 입는 옷은 물론 화장품까지 직구로 해결한다. 최근 매료된 아이템은 한국 기저귀로, 2~3달 전까지만해도 일본이나 독일에서 기저귀를 샀던 것과 달리 한국 제품을 사고 있다. 쉬 씨는 “일본은 지진이나 방사능 문제로 찝찝하고, 독일은 너무 멀고 비싸다”며 “한국 제품이 의외로 품질이 좋아 요즘엔 한국 기저귀에 꽂혀있다”고 말했다.
중국 라마가 유한킴벌리 ‘하기스’, 쌍용씨앤비 ‘베피스’와 ‘오보소’, 깨끗한나라 ‘보솜이’ 등 한국산 기저귀에 빠졌다. 24일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 인터넷몰 현대H몰은 자사 글로벌관의 올해 2분기 중국 매출 중 80.9%를 유아용품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한국 유아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라마란 인터넷 신조어 마라마마(麻辣·마마)의 줄임말로 직역하면 ‘맵고 얼얼한 엄마’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몸매가 훌륭하고, 개성이 독특한 20·30대 엄마를 말하는데, 건강하고 낙관적이며 적극적인 태도의 여성을 일컫는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화끈한 엄마’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춘 신세대 엄마 라마는 육아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핵심인 동시에 기저귀를 소비하는 큰 손이다. 이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안전성과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입 기저귀를 선호한다. 특히 중국 소비계층 중 가장 열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바링허우 세대 엄마들이 라마의 중심에 있다. 바링허우 세대는 1980년대생으로 구매력이 있으며 유행에 민감한 세대를 말한다.
이들이 한국 기저귀를 선호하는 이유는 화장품에서부터 이어진 한국의 ‘청정’ 이미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구입하는 기저귀의 경우 깨끗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으로부터 기저귀를 구입해오던 국내 직구족이 크게 줄은 것 또한 같은 요인이다.
라마들이 한국 유아용품에 몰려들면서 현대H몰 글로벌관의 올해 2분기 유아동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33배 급증했다. 전체 매출 성장률이 15배인 현대H몰의 성장을 기저귀가 이끈 것이다. 특히 80.9%라는 매출 비중은 그간 한국의 직구를 통한 수출이 화장품에 치우쳐 있다는 편견을 깨는 수치이기도 하다. 현대H몰에서 유아동 제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2분기 36.7%였으나, 올해 매출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한국 기저귀의 인기는 비단 현대H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최대 직구 온라인몰인 티몰글로벌에서 브랜드 전용관을 운영중인 제로투세븐은 지난 2월부터 깨끗한나라의 기저귀 보솜이를 판매하고 있는데, 보솜이의 판매액은 월평균 20%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전달대비 55%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온라인 종합 쇼핑몰인 롯데닷컴도 마찬가지다. 롯데닷컴이 중국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한 달간(6월 12~7월 11일) 유아용 기저귀의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H몰사업부장(상무)는 “과거에는 화장품, 잡화가 주요 판매 품목이었으나 지난해 중국 한자녀정책 폐기 이
[조성호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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