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인에 대한 상용복수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한데 이어 수출 물품의 통관 지연, 중국 여행객들의 방한 계획 취소, 한류 스타의 팬미팅 중단 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특유의 ‘타초경사’(打草驚蛇·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식 보복 조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4일 관세청 서울세관에 따르면, 최근 세관에는 중소기업들의 통관 애로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한-중 FTA 물품을 수출해 비관세 혜택을 보려면 원산지증명서를 중국 세관에 제시해야하는데, 오탈자가 하나라도 발견될 경우 우리 관세청에 위조 검증 의뢰를 하는 방식으로 통관을 지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3일이면 통관될 것이 최근에는 5~6일 걸린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화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일정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투자를 위해 연초부터 중국 기업들과 해오던 회의가 7월부터 중단된 상태”라며 “당분간 중국 기업들이 당국 눈치를 보면서 속도 조절을 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배우 김우빈과 수지의 중국 팬미팅, 걸그룹 와썹의 콘서트 등이 취소됐고 월드컵 예선 경기 응원을 위한 중국 서포터즈 3000명 방문, 대구 치맥 페스티벌 방한 일정도 전면 중단됐다.
이에 일부 여행사 대표들은 더불어민주당 사드 대책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호 의원을 찾아가 우려를 전달했다. 김 의원은 “여행사 대표들이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사드가 더 무섭다’고 한숨을 내쉬더라”라고 전했다. 여행 업계는 오는 10월 1~7일 중국 국경절 동안 방한자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측은 10월 방문객수가 목표 대비 20% 정도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 여행사들을 상대로 예약 현황 조사에 돌입했다.
복수비자 발급 요건 강화가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자 소상인들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인천항에서 만난 보따리 상인들은 “여러번 비자발급을 받을 때 마다 내야 하는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한 대기업 중국법인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한국 기업을 괴롭히는 대책들을 내놓는 방식으로 국론 분열을 유도하는 것 아닌지 걱
[손일선 기자 / 김대기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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