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라까사 호텔. 최근 기자가 찾은 이 곳 프런트데스크에는 체크인 후에 관광에 나선 중국인 투숙객들의 여행용 캐리어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가구회사 까사미아가 운영하는 라까사 호텔은 독창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접목한 부티크 호텔로 객실에는 까사미아의 침대, 책상 등의 가구와 소품들이 채워져있다. 일부 중국인 투숙객들은 같은 건물에 위치한 까사미아 매장에 들러 까사미아 가구와 소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 상반기 라까사 호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었으며 중국인 투숙객은 무려 5배가 증가했다. 까사미아는 여세를 몰아 오는 2018년 5월 광명에 현재 신사동 호텔의 2배가 넘는 190객실 규모의 라까사 호텔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방가구업체 넵스 역시 본사와 전시장 건물을 허물고 논현동에 지하 3층, 지상 17층에 이르는 18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짓고 있다. 지난해 11월 착공을 시작한 이 호텔은 2018년 개장을 목표로 세웠다. 넵스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에 따라 극심한 등락을 겪는 가구산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앞으로는 호텔 등을 통해 수익원을 더욱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구를 비롯한 생활 관련 업종의 중소·중견기업들 사이에서 영역파괴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잘 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수익을 높이고 사업 시너지를 높일만한 다양한 분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특히 가구업체들은 단순히 가구만을 제조·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내를 꾸미는 모든 인테리어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 아래 업계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들이 생활가전시장으로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 또한 최근의 눈에 띄는 변화다. 현대리바트는 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공기청정기 싱크대 살균기 모기포충기 스마트 조명 등의 각종 소형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생활가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샘
역시 지난 2014년 기기사업부를 신설하고 소형 가전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물로 지난해 9월 진공블렌더 ‘오젠’을 선보였다. 한샘에 따르면 오젠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2015년 4분기 대비 2016년 1분기 판매량이 75% 성장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