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골프채·골프가방 등 골프 관련용품의 중고매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중고 골프용품 가격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중고거래 게시판 중고나라에 따르면 8월 1~10일 열흘간 중고나라에 등록된 골프채 중고매물은 27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골프가방 매물도 234건으로 작년(75건)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고나라는 회원수가 16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중고거래 게시판이다.
통상적으로 8월 초는 골프용품 거래 ‘비수기’로 꼽힌다. 날씨가 연중 가장 더운 시기인데다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골프보다는 가족관련 여행용품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여름은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됐기에 골프용품 거래는 오히려 더 줄어들 소지가 컸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관측과 달리 올해는 8월 초 골프용품 중고매물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는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고, 김영란법은 골프를 공직자가 수수해서는 안되는 ‘금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고매물이 늘어나면서 중고 골프용품 가격 또한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게 중고나라 측 설명이다. 실제 작년 6월까지만 해도 19만원에 거래되던 테일러메이드 SLDR 드라이버는 최근에는 14만~15만원대까지 하락했다. 물론 드라이버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은 달리 책정되지만, 중고물량이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8월들어 골프용품 등록이 확연하게 늘고 있고,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중고시세 또한 작년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당분간 골프용품 등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기거래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 대신 자전거, 테니스 등으로 취미생활을 옮겨가는 흐름도 감지된다. 눈치를 보면서 골프를 치는 대신 차라리 부담없는 취미생활을 즐기겠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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