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26일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이날 오전 자살한 데 대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그룹 본사 26층 집무실로 출근했다. 이후 오전 8시 20분께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들은 것으로 롯데 측은 전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관련해 보고를 받은 신 회장은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며 “상당히 애통해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야산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것을 발견한 주민의 신고로 조사에 들어갔다. 시신의 옷 안에서는 이 부회장의 신분증이 나왔으며, 인근에서 주차된 이 회장의 차량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A4 용지 제목 1매를 포함한 총 4매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과 롯데 임직원에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며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에는 검찰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그는 롯데그룹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개입하고 계열사간 부당 거래에 따른 손해를 입힌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3인방’으로 불린 그는 소 사장이 지난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다음주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그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검찰조사가 예고돼 있다. 검찰은 수사 일정을 조정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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