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번화가에 있는 그랑서울 빌딩 1층에는 길이 4.5m, 폭 60㎝, 높이 2m 가량의 특이하게 생긴 기계가 있다. 기계 하나로 우편, 택배를 보내고 받는 일은 물론, 24시간 내내 퀵서비스, 공과금 처리, 출장 세차까지 가능하다. 이 기계의 이름은 웰텍에서 만든 ‘레이’(Ray)다. ATM(은행자동화기기)의 우체국형 버전인 셈이다.
웰텍은 최근 무인우체국 키오스크 레이의 원천기술 특허권을 확보하고 지난달부터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시작했다. 레이가 그랑서울 1층에 설치된 시점은 지난해 11월로, 9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친뒤 일반우편, 등기우편, 택배, 퀵서비스 등 4가지를 24시간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출장세차, 출장세탁 등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 파주시의 본사에서 만난 이종구 대표는 “하루 평균 15건 우편업무, 퀵서비스가 레이를 거쳐 이뤄지고 있다”라며 “서비스 대상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KT와 지난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레이 공급 확대를 위해 협력사를 모집 중”이라고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동 두바이의 파트너사로부터 2020년 두바이 엑스포에 소개할 목적으로 레이 구매의향서를 받았고, 태국의 위차이홀딩스 그룹과도 태국 내 우정사업과 생산기지 구축 등 해외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레이가 기존의 무인 우편함이나 무인택배 보관함과 차별화되는 점은 다양한 O2O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확장성에 있다. 전통적인 우편, 택배를 접수하고 배송하는 일을 뛰어넘어 앞으로 세차, 세탁 등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이다. 기존의 O2O 서비스들은 소비자가 세탁, 구두수선 등을 받기 위해 서비스 제공자를 직접 만나야만 했다. 예컨대 스마트폰 앱으로 24시간 구두수선 서비스를 주문하더라도 실제로 수선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구두장인과 손님이 만나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레이는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안전하게 등기, 택배, 퀵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방식을 채택했다.
이 대표는 “수취인이 부재시 택배가 배송지에 도착하면 경비실에 맡기거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편의점 택배 보관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지만, 레이를 쓰면 수취인은 택배 분실의 위험 없이 물건을
웰텍은 향후 신사업인 무인 우체국 키오스크 레이를 국내 대형 빌딩과 주택단지에 확대 공급할 방침이다. 웰텍은 연매출 65억원대 기업에서 앞으로 수백억원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한다는 목표다.
[파주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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