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애완동물인 개, 고양이 등은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박쥐도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머리를 기울인다는 것이 밝혀졌다.
美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먹잇감을 앞에 둔 박쥐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관찰했다. 박쥐는 입으로 소리를 낸다. 박쥐가 만들어낸 초음파는 물체에 맞고 돌아오는데 이를 통해 물체의 크기와 물체까지의 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존스홉킨스대 박사후 연구원 멜빌 올게무스 연구팀은 큰갈색박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큰갈색박쥐는 시속 64㎞로 날면서 먹이를 잡기에 연구팀은 우선 박쥐들이 횃대에 가만히 앉아서 먹이를 기다리도록 훈련시켰다. 박쥐가 빠른 속도로 날아다닌다면 관찰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낚시줄에 먹잇감인 곤충을 매달아 박쥐에게 가져다준 뒤 초고속카메라로 박쥐 머리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박쥐가 곤충을 찾기 위해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중간중간 좌우로 머리를 까딱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입으로 소리를 낸 뒤 곤충에 맞고 돌아오는 초음파를 좀 더 정확히 듣기 위해 머리를 좌우로 기울인 것이다.
연구팀이 곤충이 매달린 낚시줄을 좌우로 복잡하게 흔들수록 박쥐도 머리를 더 많이 움직였다. 먹잇감이 많이 움직일수록 곤충의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박쥐가 더 바쁘게 움직이는 셈이다
올게무스 연구원은 “박쥐는 이런 행동을 통해 곤충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며 “동물들의 신체 움직임과 (청각 등)신호 처리의 연관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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