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명절 음식 준비에 빠질 수 없는 것은 식용유, 밀가루, 설탕, 소금 등 요리에 기초가 되는 식재료 들이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채소·육류 등에 비해 긴 식재료들은 육안으로 변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데다, 보관기간이 길다보니 자칫하면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남상민 CJ제일제당 백설 고급유 담당 BM은 “특히 올리브유, 참기름 등 기름 종류는 썩어서 냄새가 나거나 물이 생겨 바로 치워야 할 필요가 없어 많은 가정에서 소홀하게 관리된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요리에 들어가는 필수 식재료들인만큼 보관법과 유통기한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식용유를 가스레인지 옆에 세워두지만 온도변화에 민감해 열이나 빛에 노출되는 환경에 방치되면 산패가 진행된다. 산패된 기름은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나게 되고 빛에 노출되면 색이 연해진다. 이런 기름은 사용하지 말고 처분하는 것이 좋다.
들기름은 다른 식용유들에 비해 산패가 특히 빠르고 직사광선에 취약하기 때문에 냉장보관이 바람직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특히 들기름의 유통기한은 12개월 콩기름은 18개월로 다른 기름에 비해 짧은데 이는 산패가 빠른 지방산인 오메가3때문”이라며 “들기름을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참기름과 8:2 비율로 섞어 보관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기름은 또 ‘식초’와는 상극이다. 다른 냄새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식초와 같이 둘 경우 기름에서 시큼한 냄새가 날 수 있어 분리해 보관해야한다.
설탕과 소금은 유통기한이 없는 식재료다. 하지만 주로 봉지에 담겨 판매되는 설탕과 소금은 사용후 봉지에 그대로 담아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도 냄새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이상한 냄새가 섞일 수 있고 수분을 흡수해 딱딱하게 굳는 고화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오래사용하기 위해서는 뚜껑이 있는 양념통에 담아두는 게 낫다. 이미 고화현상이 일어난 설탕은 사과껍질이나 식빵 한 조각을 설탕 통 안에 넣고 밀봉해 하루 정도 보관하면 상태가 개선된다. 소금은 통 안에 볶은 쌀알이나 나무 이쑤시개를 잘라 박아두면 된다.
밀가루 역시 다른 식료품들과 함께 실온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만 온도가 높아지면 밀가루 속 단백질 성질이 바뀌어 풍미가 나빠지고 쉽게 변질될 수 있어 잘 밀봉해 냉장보관을 해야한다. 다른 식재료들에 비해 벌레나 곰팡이 등에 취약하니 유통기한(12개월)을 잘 지켜야한다.
간장도 실온보관보다는 냉장보관을 추천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공기에 접촉하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맛이 쉽게 변한다. 유통기한은 제조일부터 2년이지만 개봉 후 2개월 안에 먹는 게 가장 좋고, 오래될 수록 색이 짙어진다.
고춧가루는 여름철 습도가 높아지면
식초는 의외로 벌레가 꼬이기 쉬운 식재료이고 밀봉을 해두지 않으면 산미가 약해진다. 마개를 반드시 닫아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한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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