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기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행선지는 인도였다. 인도에서 20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전략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삼성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 부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예방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인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젠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사장)와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총괄(전무) 조현 주인도 한국대사 등도 함께했다. 이 부회장과 모디 총리의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균 사장은 지난해 모리 총리의 한국 방문 때 인도 내 스마트폰 사업 등을 주제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면담에서 “삼성은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도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995년에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래 지난 20년간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 디자인 등의 부문에서 꾸준히 현지 투자를 진행해왔다. 현재 삼성은 인도에서 삼성전자 서남아총괄과 판매법인, TV·생활가전·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생산법인(첸나이·노이다), 연구·개발(R&D) 센터와 디자인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인도의 R&D 센터에서는 현지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 글로벌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통돌이 세탁기 뚜껑 부분에 애벌 빨레용 세탁판을 설치한 ‘액티브워시’ 세탁기는 당초 인도 내수시장을 위해 인도에서 개발된 전용모델이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델리의 고층 건물로 손꼽히는 ‘월리타워’와 델리 지하철 일부 구간을 삼성물산이 건설했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인도의 조선소와 협업을 통해 LNG 운반선 건조를 계획하는 등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강화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은 단순한 외자기업이 아닌 인도 로컬기업으로서 인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에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인도 청소년 대상 교육분야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오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나보다야 스쿨’에 2013년부터 ‘삼성 스마트 클래스’ 프로그램을 도입, 지금까지 20만 명의 학생들이 이-러닝(E-Learning)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삼성 테크니컬 스쿨’을 통해 지금까지 1850명 이상의 고교 졸업생들에게 전자회로 수리 등을 교육시키고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모디 총리는 “삼성전자가 인도 제조업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안다”며 “삼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인도에 더 많은 투자를 바란다”고 화답했다고 참석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부회장은 모디 총리와의 면담 전날 인도 서부 경제도시 뭄바이에 도착해 최근 4G(4세대) 전용 이동통신 업체 ‘릴라이언스 지오’를 출범한 인도 최고 부자 무케시 암바니 등 재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또 인도법인 직원들과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에서 노이다와 남부 첸나이에 각각 스마트폰과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벵갈루루 연구소 등을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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