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5천억 원 상당에 달하는 마약, 이른바 '물뽕' 재료를 밀수출한 전직 대기업 연구원이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관세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마약 원료를 샴푸로 위장해 국제 택배로 보냈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성남의 한 오피스텔.
방 안 곳곳에 약병과 약을 정제하는 장비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46살 장 모 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른바 '물뽕'의 원료를 만들었던 흔적입니다.
한 대기업 섬유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살려 마약 재료를 만든 장 씨는 미국과 호주 등 10개국에 국제 택배로 몰래 팔아넘겼습니다.
▶ 스탠딩 : 배정훈 / 기자
- "장 씨는 근처의 우체국을 통해 마약 원재료를 조금씩 여러 번에 걸쳐 반출했습니다. 소형 화물인 경우 꼼꼼하게 검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우편물에 주소 등을 가짜로 기록하는가 하면, '물뽕' 재료는 샴푸나 워셔액으로 위장했습니다.
이렇게 장 씨가 팔아치운 원재료는 시가 5천억 원 상당의 마약을 만들 수 있고, 7백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입니다.
▶ 인터뷰 : 황일규 /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조사관실 조사관
- "(물뽕은) 본인을 위해 투약하는 마약이 아니고, 타인에 대한 폭력, 성폭력 등에 악용되는 물품으로써 대단히 위험한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본부세관은 장 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등 위반으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