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자 세계 각국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일본, 유럽, 멕시코 등은 자유무역 축소와 고립주의를 우려했지만 러시아 정부나 언론, 연구기관은 미·러 관계에 대해 낙관했다.
KOTRA가 13일 펴낸 ‘미국 대선 이후 주요국 반응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관영매체와 싱크탱크 등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쏟아냈다.
신경보는 트럼프가 주장해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일괄적 관세 인상을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반덤핑 사례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하이통증권은 “극단적 무역보호주의 공약으로 중국 수출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이라면서도 “미국의 팽창적 재정 정책과 대규모 감세에 따른 수요 회복이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일재경일보는 미국 중심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추진 동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엔고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05엔대에서 90~95엔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일본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 TPP 무산가능성도 일본 기업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수출의 80%, 수입의 50%를 의존하는 멕시코는 트럼프 당선의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소화 가치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우리기업 D사(전자제품)는 “환율변동으로 계약이 취소되지 않도록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가 선기기간 중 멕시코산 자동차에 35% 관세 부과를 공약했기 때문에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한국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기업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트럼프 당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도 트럼프 당선 확정 후 반등했다. 다만, 러시아 유력일간지 코메르센트는 “미국 정책이 국제 유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 역시 미국 정책 영향권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신중한 보도태도를 취했다.
이란, 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이해득실을 분주히 따지고 있다. 이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달러결제 제재가 장기간 계속되고 유로화 결제마저 원활한 작동이 더
복제약 산업이 강한 인도는 트럼프 당선을 기회로 보고 있다. 트럼프 이민정책이 인도 IT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인도 스프트웨어 기업협회 나스콤은 “인도의 IT산업이 미국 IT산업 발전에 계속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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