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추가로 낮출 계획이다. 정부도 지난 6월 발표한 3.0% 보다 낮은 2%대 전망치를 다음달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치 격변과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세계 시장 변동성 확대 등 내우외환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민간연구소에서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로 하향조정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시 바삐 경제사령탑을 굳건히 세워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4일 한은 고위관계자는 “지난 10월 경제성장률 전망 조정 후 등장한 국내외 리스크가 너무 커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정치 불안과 수출 리스크 등을 반영해 내년 1월 성장률 전망을 수정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에 소비 및 건설투자 감소를 예상하며 성장률 전망을 종전 2.9%에서 2.8%로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당선 등 메가톤급 이슈가 반영되지 않았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트럼프 당선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국가로 꼽힌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 직후인 9일 한국 보고서를 발간한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경우 성장률이 1.5%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획재정부도 다음달 ‘2017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국내외 상황을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와 최근의 국내 정치 혼란, 청탁금지법 시행 등 경기 하방압력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경제사령탑이 빨리 들어서야한다고 지적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사령탑을 빨리 복구해 가계부채와 구조조정 등 현안을 해결하고, 다음 정부에서도 구조개혁이 지속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경제부총리 청문회 논의를 재개할 전망이다. 우상호 더불
[조시영 기자 / 강계만 기자 /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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