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승완 팀그레이프 대표 [이승환 기자] |
서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에서 각개 전투를 벌이고 있던 이 브랜드들을 인수합병했다. 각 쇼핑몰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의 주먹구구식 경영에 한계를 느껴서 뭉치기로 한 것이다. 서 대표는 쇼핑몰 대표들에게 매각대금과 함께 팀그레이프 주식을 나눠주고 경영을 그대로 맡겼다. 기존의 재기발랄한 패션 아이디어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서 대표는 “모두 잘 나가는 쇼핑몰들이지만 성장의 벽에 부딪혀 있었다”며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도 좋은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고 인사와 재무, 회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11개 브랜드들이 알알이 모여 포도(그레이프) 같은 회사를 만들자 생산과 물류, 마케팅, 재무 효율이 높아졌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한 결과 올해 매출 700억원을 내다본다. 서 대표는 “각자 브랜드의 색깔을 지키면서 서로 상승 효과를 내는 ‘온라인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 편집숍’을 지향한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10~30대를 아우르는 온라인 SPA 답게 가성비가 높다. 겨울 코트가 2~3만원대다. 광고비를 5% 미만으로 쓰고 제품개발에 집중하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라는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의류 가격이 1만5000~2만2000원이다. 5만원을 넘기면 구매를 고민하게 된다”면서 “트렌디하면서도 품질 좋은 상품을 개발해 반품율이 5% 이하”라고 말했다.
합병 후 반응은 폭발적이다. 10대들이 열광하는 패션 쇼핑몰 ‘미쳐라’ 회원수는 180만명, 월 방문자수는 300만명에 달한다. 불황에 어른들의 의류 구입비는 줄어도 자녀들의 옷은 사주면서 10대가 ‘큰 손’으로 부상했다.
서 대표는 “명절과 수능이 끝나면 매출이 급증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 가면 10대들의 옷 30%는 저희 제품으로 추정된다”면서 “SNS에 매번 똑같은 옷을 올릴 수 없으니까 저렴하고 트렌디한 우리 옷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 쇼핑몰에 머물지 않고 굴뚝기업이자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인 CNS트레이딩을 인수합병했다. 필리핀 공장에서 미국 유명 브랜드 ‘랄프 로렌’과 ‘나인 웨스트’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온·오프라인 의류사업을 아우르는 팀그레이프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DS자산운용과 LB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
서 대표는 “내년에 아이라이너와 물광쿠션 신제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몰들의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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