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 신조펀드를 이용해 선박 발주에 나설 겁니다. 일단 아시아 노선에서 운항할 중소선박과 벌크선이 대상이 될 겁니다.”
한진해운 붕괴로 제1 국적사로 올라선 현대상선이 유창근 사장이 생존 전략을 내놨다. 정부 선박펀드를 통해 외연을 넓히고, 대주주인 산업은행 지원을 받아 내년 3월까지 미국 롱비치터미널 등 해외 자산을 매입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 1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21년 시장점유율 5%(현재는 2.2%), 영업이익률 5%를 일궈 글로벌 선도 해운사로 올라서겠다는게 유 사장 복안이다. 2018년까지는 재무 구조 개선에 신경쓰면서 선박 규모는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기로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상선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구상을 구체화한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아시아·미주 시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주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로 성장하겠다는게 골자다. 핵심인 컨테이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성있는 노선을 중심으로 선대를 개편하고 알짜 터미널을 인수합병(M&A)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현대상선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도 착실히 이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상대적으로 높은 값에 해운사 배를 사들여 낮은 값에 빌려주는 투자회사(가칭 한국선박회사·자본금 1조원)를 설립하고, 신조펀드 규모를 두배(1조 3000억원->2조 6000억원)로 늘리는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밝혔다.
현대상선은 한국선박회사에 선박 매각을 신청해 상대적으로 나은 조건에 자금을 확보하고, 신조펀드를 이용해 저선가·친환경 선박을 확보한다.
‘2M과 동맹계약을 맺은 3년간 선박 발주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 사장은 “어차피 해운업 불황으로 선박 발주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대형선박 발주는 자제하자는 공감대를 나눴던 수준”이라며 선대 확장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대답했다.
미국 롱비치, 스페인 알헤시라스 등 해외 주요 거점 터미널을 확보해 하역비용을 낮춘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현대상선은 종전까지 유럽 보유 터미널이 없었다. 아시아·미주·유럽 등 총 63개 노선을 운영하며 미국(캘리포니아·워싱턴 타코마), 대만(카오슝)에 터미널 3곳만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이전 한진해운과 비교했을 때 해외 노선(71개)은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터미널(7곳)에서는 전력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아시아에 이어 2~3번째로 많은 노선이 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터미널 인수를 위해 이번달 3000억원 규모 자금 실탄을 쏴 측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60%를 부담하고 채권단 내 나머지 시중은행이 40%를 부담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김정환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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