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13번째 점포를 오픈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비록 지금은 완전히 분리됐지만 신세계백화점도 범삼성가로 삼성의 출발지인 대구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번째가 아니라 두번째여서 더욱 뜻깊다. 대구 지역은 지난 1973년 신세계백화점이 명동 본점을 오픈한 이후 첫 지역 점포를 낸 곳이다. 하지만 오일쇼크 등 당시 녹록치 않았던 대내외여건 탓에 3년 만에 문을 닫아야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2016년 ‘대구 신세계’는 그야말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장재영(사진)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13일 대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귀환’ 소감에 대해 묻자 “비록 제 고향은 부산이지만 마치 40년만에 성공을 크게 해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라며 “대구에서 지역상생 등 최선을 다해 좋은 평을 얻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내부적으로 대구 신세계 오픈을 앞두고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신세계 어게인(shinsegae again)’. 그 동안 쌓은 신세계의 업적을 대구에서 과감히 재현하겠다는 포부다. 오는 15일 본격적으로 문을 여는 대구 신세계를 미리 살펴봤다.
◆‘유일’·‘최초’· ‘최대’ 수식어 따라붙어
대구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아니라 대구 신세계로 불린다. 현지법인 형태이기 때문으로, 대구·경북지역 백화점 중에서 이같은 현지법인 형태로는 대구 신세계가 유일하다.
대구 신세계를 함께 운영하는 곳은 공공시설인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국내에서 최초로 교통과 상업시설이 결합된 프로젝트로 KTX,시내외버스, 지하철, 택시 등 6개 대중교통시설을 통합해 모든 환승을 도보로 10분 이내에 할 수 있게 설계됐다.
대구 신세계는 2010년 8월 ‘동대구 복합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에서 낙점을 받아 복합환승센터 사업의 최초 백화점이란 타이틀을 거머줬다.
실제 대구 신세계는 지상 총 9층 가운데 1층부터 4층 백화점 면적의 절반 가량을 할애해 복합환승센터와 연결해 놓았다. 통로를 통해 나가기만 하면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승차가 가능한 것이다.
장 대표는 “지금까지 살면서 백화점 건물 내에서 곧장 버스를 탈 수 있고 환승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시 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허가 등도 맡아야 해 오픈하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고 애착이 더 간다”고 말했다.
복합환승센터와 연결되지 않는 백화점 5층부터 9층의 한 개층 면적은 최대 5000평(1만6500㎡)으로 올해 리모델링과 증축을 단행한 강남점의 2.5배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가족 고객 겨냥해 쇼핑몰의 공간 구성 과감히 도입
이날 대구 신세계를 둘러본 많은 사람들은 “백화점이야 쇼핑몰이야” 헷갈려했다. 몰(mall)과 같은 공간 구성 때문이었다.
기존 백화점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아쿠아리움, 영화관, 옥상 테마파크 ‘쥬라지’를 비롯한 실내 테마파크, 스포츠 테마파크 등이 백화점이지만 몰과 같은 공간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장 대표는 “앞으로 백화점은 단순한 쇼핑만이 아니라 체험하고 가치를 느끼는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백화점은 단순 임차인들로 구성된 몰의 형태를 도입할 필요가 있고 몰에서는 또 백화점의 다양한 서비스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대구 신세계는 일반적으로 수조의 물 무게 때문에 저층부에 배치하는 아쿠아리움을 과감히 백화점 옥상에 배치했다. 같은 층에 마련된 테마파크 주라지와 연계해 옥상 전체를 아이들과 가족단위 고객들이 오래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풍성한 문화·교육·스포츠 관련 공간은 지역민들 사이 개장 전부터 입소문이 났다. 그 결과 아쿠아리움의 연간회원권은 정식 개장 전 이미 8만장이 팔려나갔고, 백화점의 문화센터 고객은 2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아쿠아리움의 안전 문제에 관해 신세계 측은 약 2000t의 수조무게를 버틸 수 있는 특수자재와 6.5규모의 지진도 견뎌내는 내진구조로 설계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아쿠아리움은 안전을 제일 염두에 두고 오픈 전까지 신세계건설 측과 함께 이를 수백번 점검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 유통 DNA의 결정체…‘정용진·유경 남매’ 흔적 곳곳에
장 대표는 대구 신세계를 “신세계그룹 유통 DNA의 결정체”라고 표현했다. 올해 신세계그룹에서 진행한 강남점 증축(2월), 부산 센텀시티몰 증축(3월), 시내면세점(5월), 김해점 개점(6월), 하남점 개점(9월)이어 대구 신세계를 정식 오픈함으로써 대형 6대 프로젝트의 피날레를 장식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대구 신세계는 지금까지 신세계가 보여준 유통 트렌드 중 검증되고 수정 보완해 가장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 신세계에는 기존 유통 시절에서 검증된 라이프 스타일 전문관들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나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처음 시도하는 시코르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화장품 사업의 일환으로, 백화점의 집객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남성들의 놀이터’로 불리며 점포 확장에 나선 일렉트로마트 등의 매장에는 이날 정용진 부회장이 ‘깜짝’ 방문해 신세계그룹 내에서 대구 신세계에 거는 기대가 큼을 보여줬다.
장 대표는 “오너 평가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의 평가가 더 중요하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당연히 오너들의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대구 신세계는 대구 동구 신천동에 위치해 지상 9층, 지하 7층, 연면적 33.8만㎡, 영업면적은 10.3㎡ 이며 이는 국내에서 가장 큰 부산센텀시티몰 다음으로 큰 규모다. 대구 신세계는 오는 15일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대구 =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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