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환자의 5년 이상 생존율이 처음으로 70%를 돌파했다. 암 환자 3명 가운데 2명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뜻이다. 전 국민의 암 발생률은 3년 연속 하락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20일 내놓은 2014년 암등록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3%로 처음으로 70% 선을 돌파했다. 5년 상대생존율이 100%를 넘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더라도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63.1%에 달했다.
강민규 보건복지부 과장은 “의학계에서는 5년 이상 생존을 사실상 완치로 본다”며 “의학 기술 발전과 조기 검진에 따른 치료로 암이 완치되는 경우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5년 상대생존율은 1993~1995년 41.2%에서 2001~2005년 53.9%, 2006~2010년 65.0%, 2008~2012년 68.1%, 2009~2013년 69.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암종 별로는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100.2%(남녀 합계 평균)로 가장 높았고 전립선암(93.3%), 유방암(92.0%) 순이었다. 반대로 간암(32.8%), 폐암(25.1%), 췌장암(10.1%)의 생존율은 낮았다. 2001~2005년과 비교하면 위암 전립선암 간암 대장암 폐암 등의 생존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자의 5년 생존율이 78.2%로 남자(62.2%)를 웃돌았다. 이는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암검진사업 대상인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2010~2014년 기준)은 각각 74.4%, 76.3%, 32.8%, 79.7%로 미국(2006~2012)의 31.1%, 66.2%, 18.1%, 68.8%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국민 암 발생률은 3년 연속 하락해 인구 10만명당 신규 암 환자 수가 5년만에 다시 300명 이하로 떨어졌다. 갑상선암 발생자가 28.1% 대폭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4년 새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1만7057명으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암 발생률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10만명당 암 발생자 수 역시 2012년 323.3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4년 289.1명이 됐다.
전국 단위 암 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12년까지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자 수는 연평균 3.6% 증가했지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6.5%씩 감소했다. 특히 2014년 갑상선암 발생자 수는 전년 보다 1만2017명 감소해 전체 암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강민규 과장은 “2013년 과잉진단 논란으로 감상선암 발견 및 수술건수가 감소해 관련 암 발생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을 제외한 국가암검진 대상 암(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암발생률도 모두 하락했다.
자궁경부암 환자는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간암은 최근 암 발생률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던 유방암도 2005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이 7.5%에서 4.5%로 둔화됐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로 나타났다. 남자(기대수명 79세)는 5명 중 2명(38.7%), 여자(85세)는 3명 중 1명(33.1%)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 5년 상대생존율 : 암 환자가 교통사고나 심·뇌혈관 질환 등 암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보정해서 추정한 5년 이상 생존 확률로, 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말한다.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0을 넘는 것은 암환자가 한명도 죽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나이의 일반인에 비해 더 오래 살았다는 의미이다.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