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화업체들의 공격적인 파라자일렌(PX) 증설 발표에 따라 공급과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유화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의 롱셩그룹(榮盛)은 오는 2020년까지 파라자일렌 생산량을 연 1000만t 증산한다고 최근 밝혔다. 두단계로 나눠지는 증설은 우선 2018년까지 연 400만t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며 2020년까지 건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PX는 페트병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테레프탈산(PTA)를 생산하는 원료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80만t으로 가장 생산량이 많다. 올해 정기보수를 통해 생산량이 20만t 늘었다. 이어 에쓰오일 (180만t), 한화토탈(177만t), GS칼텍스(135만t), 현대코스모(113만t) 롯데케미칼(75만t)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엔 PX마진(PX 판매가격과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의 차이) 강세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효자 노릇을 하기도 했다. PX 생산량이 많은 기업일 수록 실적이 좋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증설도 잇따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외에도 한화토탈이 내년에 20만t 더 늘린다고 밝혔다.
PX마진은 지난 2013년엔 t당 556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4년과 2015년엔 각각 평균 t당 306달러, 33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올 3월엔 449달러까지 올라섰다. 지금은 35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선 2018년까지는 PX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공급물량 증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PX로 인한 수익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X 마진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에서 PTA 등 생산이 크게 늘면서다. 원재료인 PX 소비량 자체가 늘면서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 950만t의 PX 중 570만t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롱셩은 중국내 최대 PTA업체로 연 1200만t을 생산하고 있다. 원료 조달에 변동성이 커지자 PX 생산 공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PX 자급률이 높아지면 이는 우리 수출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PX를 이용해 생산하는 PTA의 경우엔 중국 증설이 한국기업 구조조정의 단초가 됐다.
국내 업체들 사이에선 “PTA에 이어 PX가 새로운 공급과잉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1363만t 규모의 PX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들은 1165만t을 추가로 수입하고 있다.롱셩의 신 공장이 완공되면 사실상 자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박영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국서 실제 증설이 진행되면 이는 한국 유화업계에겐 ‘재앙’과 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TA의 경우 중국내 초대형 공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국내 기업들은 페업이 위기에 내몰렸다. 업계에선 “PX가 PTA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된다고 염려했다.
석유화학업계 대표적인 공급과잉품목으로 분류되는 PTA는 중국내 증산이 늘면서 수년전부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 밝힌 석유화학 4대 공급과잉 품목 중 하나로 지정되기도 했다. 적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생산감축, 잡셰여링 등에 나서고 있다. 그러다 올해 PTA 가격이 상승하면서 감산 등에 대한 논의는 다시 사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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