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도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선을 넘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까지 참여하기로 한 감산합의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이에 따라 조선·정유업계는 향후 유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는 전날보다 88센트(1.7%) 오른 배럴당 5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 비회원국까지 참여해 일일 생산량을 180만배럴 줄이기로 한 합의가 내년 1월 1일부터 실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리스마스 연휴(24~26일) 직후부터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석유 관련 업계는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겠지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해 내년에는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 유가 상승을 제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저유가 기조는 중동 산유국들과 미국 셰일오일 업계가 석유시장 주도권을 놓고 벌인 경쟁의 결과다. 중동 산유국들은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는 등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공급 치킨게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4년 배럴당 11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올해 초 2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배럴당 4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는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로 회복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기로 한 뒤에도 50달러선을 지켜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결국 원유 공급 치킨게임에서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 셰일오일업계에 졌다고 봐야한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중동 산유국과 미국 모두에게 손해라는 것을 양측이 경험했기 때문에 유가 급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 셰일오일업계의 원유 채굴단가(생산원가)는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 기술개발로 50달러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면 그 동안 불황에 시름했던 조선업계에는 단비가 될 전망이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의 유가가 제시되기도 했지만 (셰일오일 업체들처럼)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도 기술 개발을 계속해 채굴단가를 낮췄다"며 "배럴당 50달러 이상에서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수주가 늘어나면 원자재인 후판 등을 공급하는 철강업계에도 호재다. 또 오일 머니에 의한 경기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반길만한 일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직접적으로는 유정용 강관 수요가 늘어나고, 간접적으로는 글로벌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는다"고 기대했다. 다만 "현재 수준의 유가 변동이 철강업체의 경영 판단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선을 그었다.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영향을 판단하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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