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신생활그룹 한국 자회사 `바이오플래넷`의 화장품 브랜드 `네오뷰`가 출시한 샴푸. |
2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기업인 신생활그룹은 한국 자회사 '바이오플래넷'을 통해 지난 9월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네오뷰'를 중국으로 역진출 시킬 계획이다. 신생활그룹은 화장품 및 건강식품 제조판매 회사로 매출은 3조8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바이오플래넷 관계자는 "바이오플래넷은 현재 전제품을 한국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에서 제작하여 '메이드 인 코리아'로 판매하고있다"면서 "한국에서 브랜드를 안착시킨 뒤 중국으로 역진출 하려는 계획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 한국에서 화장품을 만들어 자국으로 수출하는 셈인데, 중국산 화장품에 대한 거부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신생활그룹은 아예 한국에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하여 바이오플래넷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11월 신생활그룹은 경북화장품특화단지에 500억 원을 투자하여 대규모 화장품 생산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서울 명동에 단독매장을 내는 업체도 있다. 권건화장품(취엔지엔 코스메틱스)의 로드숍 브랜드인 OMM은 오는 1월 명동에 1호점을 개점한다. 중국 화장품업체가 한국 뷰티시장에 직진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중국 현지 연 매출 100억 위안(약 1조7289억원)대의 권건화장품은 천연원료로 만든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한다. 지난 7월 한국지사인 한국권건화장품을 설립했으며, 앞서 지난해 11월엔 한국콜마와 3억 위안에 달하는 화장품 생산 및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밖에 매출 8000억원의 중국 5위 화장품 기업 프로야도 한국에 지사 '햅소드'를 설립했는데, 한국에서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는 브랜드 모델도 한류스타 송중기를 발탁하는 등 한국적인 이미지를 덧붙이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있다.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이와 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은 한국 업체들에게도 위협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뷰티 업체들이 한국 기업 못지 않게 R&D(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언제까지 선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정부가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있는 사이를 틈타 중국업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10%에도 못 미쳤던 중국 화장품 업체들의 비중이 20%까지 높아진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은 '짝퉁'을 만들다가 결국 원조를 넘어버리는 무서운 국가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한국을 쫓아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화장품 기업들이 한국에 속속 진출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을 공략한 뒤 이를 통해 얻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국에 역진출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점을 이용해 '메이드 인 코리아', '한국에서 인정받은 화장품' 등 한국을 마케팅 일환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2015년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49억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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