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립도생(本立道生·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29일 발표한 내년도 신년사를 통해 '2017년은 기본을 바로 세우는 한해가 되도록 하자'고 입을 모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인해 흔들렸던 사회·경제의 근간을 바로 세워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얘기다. 또 혼란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성장을 위한 전진을 멈춰서는 안된다"며 다시 신발 끈을 조여매고 뛰자는 제안도 빼놓지 않았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본립도생'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경제사회의 기본원칙을 확립하고, 경제주체들이 각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어떤 도전도 극복할 수 있고, 경제 재도약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새해가 한국 경제의 기초가 탄탄해지고 선진화되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회장은 미래를 위한 준비가 단기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멈춰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래 번영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당장 실행에 나서면 좋겠다"며 인구·기술·복지·교육 분야에는 시급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팀플레이'를 제시했다. 그는 "외신들은 경제가 어려운 국가들이 생길 때마다 대한민국에서 교훈을 구하라고 이야기하다"며 "또 한번의 '팀플레이'를 발휘해 국가사회 대변화와 새로운 미래의 초석을 다지는 해를 만들자"고 덧붙였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기업들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중국 성장 둔화 △국내 소비 침체 등을 당면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 여러분께 희망찬 미래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내년 2월 퇴임 의사를 밝힌 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르·K스포츠 모금을 비롯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국민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국민의 엄중한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 2월 총회까지 국민적인 여망을 반영한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인호 무역협회장은 "2017년은 저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업종을 찾고 기존 제품과 차별화하려는 글로벌 기업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2017년의 키워드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꼽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살아 돌아오길 기약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자세로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나가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올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꼽았다. 박 회장은 "현 시점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은 일자리 창출·유지"라며 "고용절벽 해소를 위해서는 우선 세계 최장 수준인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