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은 리먼 브러더스나 메릴린치 사태를 지켜보면서 투자은행 모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을 목표로 한 자본시장통합법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은영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전 세계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킨 미국발 서브프라임 회오리를 불러온 건 결국 파생상품.
주택대출자산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하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금융상품을 만들다 보니 첫 단계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부실이 이전, 확산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 3, 4위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리먼 브러더스도 결국 이런 파생상품 때문에 무너졌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적은 자본으로 수십 배의 수익을 창출하며 금융계의 총아로 떠올랐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를 계기로 본격 도마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愍뵉?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기 위한 자본시장통합법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이같은 무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여은정 / 금융연구원 연구원
- "자본시장 통합법이 시행되면 현재 파생상품이나 구조화 상품에 강점이 있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장외 파생상품시장에서 이런 외국계의 적극적인 투자는 적절한 위험관리가 결여될 경우 시장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고 시스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투자은행을 모델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나, 해외 투자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금융권 움직임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우려와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금융산업을 키우기 위해선 투자은행 육성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이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습니다.
▶ 스탠딩 : 은영미 / 기자
- "공룡 IB들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투자은행 모델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방향 자체를 수정하기보다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관건은 위험 관리입니다.
▶ 인터뷰 : 조성훈 / 증권연구원 부원장
- "이것이 투자은행의 사업모델 자체의 결함이라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업모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업모델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따라붙어야 될 내부통제와 위험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금융 선진국에서도 관리하지 못한 위험을 국내 금융기관과 감독 당국이 과연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주택저당증권에 투자했다가 올 초 무려 380억 달러의 손실을 낸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회사의 최고위층마저 부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실토한 자체 보고서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뒷받침합니다.
'금융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라는 기치 아래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자는 자본시장통합법이 과연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우리 금융계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