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미국발 금융 쇼크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잇단 M&A로 몸집을 키운 대기업은 자금 경색을 우려하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현재 상당수 대기업은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나 돈줄이 막힐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투자를 동결하거나 신규 투자를 축소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투자 금액 중 절반가량을 동결하고, 삼성전자는 하반기 투자 집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들의 3분기 예상 실적마저 비관적인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초긴장 상태의 대기업들은 잇단 M&A 후에 유동성 위기라는 홍역을 치렀던 곳.
이들은 다시 불똥이 튈 가능성에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철호 / C&그룹 이사
- "전체적으로 향후에 자금 시장 전체가 경색의 우려가 있습니다만, 지금 당장 저희한테 영향을 현실적으로 미친다든가 하는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짜 자산까지 매물로 내놓으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도 박삼구 회장이 직접 미국발 금융 위기가 금융 불안의 해소를 위한 바닥 탈출의 신호로 볼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자금 위기설에 휘말렸던 STX나 두산 등도 기존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고, 위기대응 계획을 짜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M&A 시장은 당분간 냉각기를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 인터뷰 : 한상완 /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 "대우조선해양이라든가 하이닉스라든가 또 현대건설이라든가 그런 구조조정 기업의 매각작업이 자금 조달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다소 좀 늘어지거나 좀 어려워질 수 있는 그런 여건에 처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대기업들이 언제쯤 미국발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경영에 적극 나설 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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