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환 헤지 파생상품 키코에 가입한 기업들은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정말 이러다 멀쩡한 수출 기업들이 잘못 가입한 금융상품 하나 때문에 부도가 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장중 한때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
환율 천 200원대로의 진입은 환 헤지 파생상품 키코에 가입한 수출 중소기업들엔 폐업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연 100만 달러 정도를 수출하는 한 업체는 환율 천 100원대 때보다 매월 3억 원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은행이 만기 상환이 다가온 대출의 상환까지 요구하면서 자금줄이 끊길 위기에 놓였습니다.
▶ 인터뷰(☎) : 키코 피해업체 관계자
- "올해 우리 매출이 2배로 증가했어요. 2배로 증가하고 실적이 좋아져야 하는 순간에 (키코 손실로) 적자회사를 만들어 놓고, 적자회사라는 핑계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어요. 이런 것들이 정말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키코 가입 기업들은 주가까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인 성진지오텍과 헤스본, 재영솔루텍, 코맥스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당분간 환율이 급등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현재 2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 키코 손실이 어디까지 늘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노성호 /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
- "최근의 키코 사태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금융불안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금융불안 사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키코와 관련된 피해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불안한 환율시장에 외환보유액을 풀겠다는 등 뒷북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기업들은 '흑자 도산'의 위기 속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