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자금난에 몰리자 정부가 각종 지원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기보와 신보의 보증액을 늘려 은행의 대출을 활성화한다는 건데, 시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저희 mbn이 마련한 연속 보도, 강태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나온 돌발발언.
▶ 인터뷰 : 안택수 / 신용보증기금 이사장(15일 국정감사)
- "은행 이름을 적시하겠습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이들 세 기관은 보증서를 가지고 가도 기업에 대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회원 주유소에 전자금융망을 개설해 주기 위해 신보의 보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문턱은 높았습니다.
하나은행은 대출 거부, 신한은행은 대출금을 제한했습니다.
▶ 인터뷰 : 이상설 / SK네트웍스 차장
- "신보가 80~85%의 보증을 서서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당혹스러웠죠.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항의를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보증서를 제공한 신보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신용보증기금 관계자
-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까 은행도 자체 BIS 비율이나 이런 것을 맞춰야 한다고…. 그것 때문에 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죠."
은행이 대출 창구를 사실상 폐쇄하다 보니, 보증기관의 보증서마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기술보증보험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곽영효 / 기술보증기금 지점장
- "보증 승인을 내놨는데도 은행을 구하지 못해서 3주째 대출을 못 받고 있는 업체가 있어요. 그 정도로 은행이 대출 규모를 축소해서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습니다."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책임 회피입니다.
보통 보증서가 발급되면 대출금의 80~85%는 보증기관이, 나머지는 은행에서 위험부담을 지게 됩니다.
결국 은행은 단 15%의 리스크도 안기 싫다는 말입니다.
심지어 기존 대출까지 회수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상열 / 엠아이디티 대표이사
- "은행에서 자금대출을 받았던 회사도 최근 상황 때문에 조기 상환을 많이 요구하고 있어요. 은행에서 대출받기는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지원책도,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은행을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승태 /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 "신보에서 보증을 받아봐야 은행에서 대출을 안 해주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번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방안의 특징은 은행을 앞세워서 은행과 함께 가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실제로 이도 저도 없는 중소기업에게는 보증기관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 인터뷰 : 유영웅 / 펨트론 대표이사
- "회사의 자산이나 매출보다 기술력과 특허, 사업성을 판단해서 보증해주기 때문에 초창기 사업체나 기술·벤처 업체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한다는 대통령의 질타에, 은행장들은 곧장 결의문까지 발표하며 임금삭감과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말뿐인 기업사랑을 외치고 있습니다. 단지 '가이드라인'에만 그치는 정부의 지침이 은행의 대출 관행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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