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상반기에 기름 값이 뛰자 의욕적으로 내놓은 대책 가운데 하나가 '할인점 주유소'입니다.
할인점에 있는 주유소가 기름을 싸게 팔면 정유사와 가격 경쟁을 하게 되리란 기대가 컸는데요.
정부 기대와는 달리 효과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취재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대형 할인점에서는 주유소 공사가 한창입니다.
지난 3월 정부가 유통업체의 주유소 운영을 허용한 이후 처음 생기는 '할인점 주유소'입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정부는 '할인점 주유소'를 통해 가격 인하 경쟁이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애초 정부는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 상표를 가지고, 정유사와 경쟁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유통업체들은 정유사와 손을 잡고 주유소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정유사의 과점체제를 깨뜨리겠다던 정부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 인터뷰(☎) : 기획재정부 관계자
- "대형마트의 주유소 자체 브랜드 개발은 아직 실현된 건 아니죠. 이마트에서 주유소 사업에 진출한 것뿐이죠."
▶ 인터뷰 : 이태복 / 5대 거품빼기운동 대표
- "4개사의 완전한 독과점 체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유통과정의 일부를 건드린다고 해서 유가 인하의 효과가 제대로 나올 수 있겠습니까?"
할인점이라고 해서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할인점 주유소가 들어설 만한 곳이 없어 대량 구매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유통업체 관계자
- "현실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요. 기존에 할인점이 보여준 바잉파워(구매력)라든가 이런 점에선 거리가 상당히 멀고요."
유통업계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할인점 주유소'를 활용한다는 전략이어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할인점 주유소'가 결국 대형 할인점의 마케팅 전략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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