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할린 동포들의 영주 귀국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해방 전후 태어난 한인들의 자손 세대로 내려갈수록, 한국은 점점 남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할린에서 차민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할린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있는 사할린 국립대학.
한국어과 1학년 학생 11명 가운데 9명이 교포 3세입니다.
더듬더듬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 인터뷰 : 나쟈 / 한인 3세
- "한국도 나의 고향이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란 러시아도 나의 고향이라 생각합니다."
언어나 문화가 익숙한 러시아가 어쩌면 이들에게는 더 편한 곳일 겁니다.
▶ 인터뷰 : 제냐 / 한인 3세
- "친구들이 여기 있어서 한국 놀러 가도 곧 러시아에 오고 싶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나라라는 뿌리의식과 한국에 대한 관심은 아직 이들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레나 / 한인 3세
- "한국 다녀와서 한국어 배우고 싶고 한국어학과에 입학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인 1세, 2세들이 영주 귀국하면서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울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엘비라 / 사할린국립대학 한국어학과장
- "사할린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 기관이 점점 없어지고 있고,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도 가르칠 강사들이 없어요."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한국의 혼을 지켜가고 있는 사할린의 한인 3세들.
▶ 스탠딩 : 차민아 / 기자 (러시아 사할린)
-"하지만 우리가 이들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사할린의 아리랑'은 여기서 끝인지도 모릅니다.
사할린에서 mbn뉴스 차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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