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소기업들 '고사 직전'이다 '위기'다 하는 말들이 끊이질 않는데, 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윤호진 기자가 인천 남동공단 근로자들의 하루를 담아 왔습니다.
【 기자 】
첫 눈이 내린 지난 20일, 공단 직원들이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출근길에 오릅니다.
경기침체 여파 탓인지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남동공단 근로자
- "(우린) 회사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니까 그렇게 (부도날 정도)까지는 아닌데, 워낙 자금 사정이 좀 안 좋죠. 들리는 말로는 공단 내에 없어지는 회사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 인터뷰 : 남동공단 근로자
- "저희 회사도 지금 굉장히 어려워요. 감원이나 그런 건 아직 없는데 생산라인이 좀 줄고요, 그리고 토요일에 일을 안 해요."
한 자동차 납품업체는 사업 확장을 하면서 지난 4월 남동공단에 입주했지만 2주전 뼈아픈 감원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운영 자금이 모자라 3억 원에 산 장비를 절반값에 처분하려고 내놨고 직원 5명도 줄였습니다.
또 추가 감원을 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자동차 납품업체 사장
- "임금 문제라든지, 임금 다달이 나가야 하니까. 전기료, 밥값 뭐 이러는 건 월 나가는 날에 꼬박꼬박 나가야 하잖아요. 세금 안 내면, 3개월만 안 내면 전기 끊어져요."
떠난 동료의 빈자리를 보는 직원들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자동차 납품업체 직원
- "기분 이루 말할 수 없죠. 많이 힘들어요. 우리도 직장이 자꾸 이러니까 마음도 불안하고 그런 것도 있어요."
공단의 점심시간.
동태찌개와 멸치볶음, 샌드위치 후식까지 골고루 섞인 한 끼 식사는 3천500원.
일반 식당보다 천 원 정도 싸지만 수입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부도가 난 공장들, 감원 바람이 불어서인지 식당 주인도 걱정이 늘어갑니다.
▶ 인터뷰 : 정영희 / 백세식당 사장
- "음식점도 지장이 많죠. 아유, 매출도 많이 떨어졌죠. 잔업 한 80명 정도 먹는 거 지금은 30명도 안 되는데, 저녁에."
고된 일손을 놓은 근로자들이 퇴근하는 오후 5시
예전에는 한창 잔업을 할 시간이지만 일거리가 줄어 퇴근 시간이 세시간 이상 빨라졌습니다.
▶ 인터뷰 : 남동공단 근로자
- "원래 8시 20분에 퇴근했는데, 일이 줄어서 5시 20분에 퇴근하는 거에요."
▶ 인터뷰 : 남동공단 근로자
- "지금 일이 없어가지고. (일이 없어서 평소보다 빨리 퇴근하시는 거에요?) 예. (평소 때는 몇 시쯤 퇴근을 하시는 건가요?) 9시."
인천 남동공단 4천800여 개의 중소기업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근로자는 7만여 명.
'그래도 일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근로자의 안도감 한 켠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란 불안감도 짙게 배어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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