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대통령의 질타에, 부랴부랴 등 떠밀린 구조조정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인 중앙회장의 권한에 대한 부분은 또 빠졌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이명박 / 대통령
-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을 위해 온 머리를 다 써야지, 농민들은 다 죽어가는데 정치한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농협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새벽부터 열린 긴급 대책회의.
안건은 지배구조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입니다.
▶ 인터뷰 : 한용석 / 농협 전략기획단장
- "지배구조 체제를 어떻게 바꿀지,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서 혁신적으로 가는 게 시대적 대안인지, 가능성 있는 모든 대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비대해진 조직을 금융 지주사와 유통사업 지주사로 나누는 안과, 인적 쇄신안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인 중앙회장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논의는 또 빠졌습니다.
농협 측은 회장이 비상임직으로 변경돼 결재권이 없어지면서, 회장이 전권을 휘두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회장은 여전히 결재권자인 대표이사에 대한 추천권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임명권입니다.
농협은 자율성과 조합의 특성을 살리려면 조합원이 뽑은 회장이 대표이사를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농협이 주장하는 자율권의 결과는 그리 떳떳하지가 못합니다.
지난 1988년 이후 직선제로 선출된 한호선·원철희·정대근 회장 등 3명 모두 임기 중에 구속됐습니다.
비자금 조성과 횡령에 뇌물.
막강한 권력 탓입니다.
하지만 지역 조합 1,196곳에 조합원 240만 7000명에 달하는 막강한 조직에, 역대 대통령들도 농협 개혁에는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정작 법안을 제출할 때는 이 부분을 슬그머니 빼버렸습니다.
농협이 마음먹기에 따라 지원 자금의 규모가 달라지다 보니, 국회도 대놓고 농협을 비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벌써부터 올해 임기가 끝나는 상무 등에 대한 일괄사표로 지배구조 개혁이 마무리된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신도 부러워한다는 농협이 결국 구조조정의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등 떠밀린 구조조정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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