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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의 한 연구자가 국내 유일의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인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점검하고 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지난해 12월 누적 가동 2만시간을 달성했다. [사진 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
원자력연은 국내 유일의 선형 대용량 양성자가속기인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의 100MeV·20㎃급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로 사고 없이 지난달 누적 가동 2만시간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킨 뒤 이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로, 원자력연은 2012년 독자 기술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00MeV(메가전자볼트·1MeV는 1억eV)에 달한다. 이는 1.5V짜리 건전지 6700만개와 맞먹는 수준으로 양성자를 초속 13만㎞로 가속시킬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내는 데 활용된다. 특히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최대 빔 전류가 20㎃인 대용량 가속기로 초당 1경2000조개에 이르는 양성자를 제공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은 2013년 첫 해 39개 연구과제를 시작으로 연간 2000시간 이상의 실험 시간을 배정해 지난해까지 총 700여 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생명공학, 신소재, 반도체 분야 기초 연구부터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까지 다양한 연구가 수행됐다. 그동안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한 연구자는 2000명에 이른다.
일례로 김종기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 연구진은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뇌의 신경 독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조지영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의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이탁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양성자 빔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전도 특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양성자가속기의 에너지 출력을 기존 100MeV에서 2배인 200MeV로 높이는 내용의 양성자가속기 확장 구축사업(약 1300억원)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과 기초과학 연구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예타를 통과해 실제 사업에 착수하면 200MeV까지 에너지를 올리는 데 5~6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대비 10배인 1GeV(기가전자볼트·1GeV는 1000MeV)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질병 연구와 치료에 활용되는 게르마늄(Ge-68)과 구리(Cu-64·Cu-67), 스트론튬(Sr-82), 루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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