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기후 조건에서의 해들리 순환 모식도(왼쪽). 오른쪽은 아열대 지역의 온도가 높아지면 `해들리 순환`이 약화되고(점선) 열대 지역에서 구름 양이 감소하며 이에 따라 차가운 해수의 용승이 감소해 열대 지역의 온도가 급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나타낸 모식도. [자료 = 기초과학연구원] |
말테 스터커 미국 하와이대 교수와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 공동 연구진은 열대 지역의 온도가 지구 전체 평균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는 원인은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온실기체 때문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아열대는 열대 인근의 북위 16~32도, 남위 16도~32도 사이 지역을 통칭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14일자에 게재됐다.
지난 50년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온도가 0.55도 상승할 동안 동태평양을 제외한 열대 지역의 온도는 0.71도 상승했다. 열대 해수면의 급격한 온도 상승은 이상기후의 원인이 되는 엘니뇨현상을 촉진하는 등 날씨와 강우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기후과학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처럼 열대 지역이 지구 나머지 부분과 다른 온도 상승을 보이는 이유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진은 열대 온도 상승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열대와 아열대에서 발생한 온실기체가 각각 온도 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기후모형을 활용해 실험한 결과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보다 열대 해수면 온도를 40% 더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 지역은 '해들리 순환'이라는 대규모 대기 순환을 통해 아열대 지역과 영향을 주고받는데, 아열대 지역이 온실기체 증가로 온도가 상승하면 적도-아열대 간 온도차가 감소해 해들리 순환이 약화됐다. 이에 따라 무역풍과 용승 현상이 줄어들어 열대 해수면 온도가 증가하고, 동시에 무역풍이 열대 지역으로 수송하던 수증기량도 감소해 열대 지역 구름의 양은 줄어들고 일사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열대 지역의 온도가 크게 상승하는 것이다.
스터커 교수는 "기존 모형들은 전 지구에 동일한 농도의 이산화탄소를 가정해 한계가 있었다"며 "서로 다른 지역들을 구분해 지구온난화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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