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에 그쳤습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이는 등 민간 부문이 부진에서 벗어나는 징후를 보입니다.
당초 민간 전망기관에선 이보다 못한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 성장하며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돈 적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2009년(0.8%) 등 3차례에 불과합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무역환경이 좋지 못했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가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렸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미중 간 갈등은 세계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9%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을 전망이다.
내수도 좋지 않았습니다. 건설투자(-3.2%→-3.3%)는 연초 전망대로 조정 국면을 이어갔고, 민간소비(2.6%→1.9%)는 연초 전망보다 더 부진했습니다.
반면 정부소비는 2018년 5.6%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6.5%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낸 설명자료에서 "정부는 예산의 이월이나 불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가경정예산 규모 이상에 해당하는 5조8천억 원의 재정집행 제고를 통해 경기보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한 해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5%포인트였고, 민간 부문 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경제 성장의 75%를 재정이 담당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민간부문 부진이 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슈퍼예산으로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며 경기 하강을 막는 한편 민간 경제 활력 제고에 올인했지만 민간 경제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모습을 보인 셈입니다.
한편 4분기 성장률이 선방한 것은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수출 둔화를 만회한 영향이 컸습니다.
분기 성장률 1.2%는 2017년 3분기(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4분기 중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7%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6.3%, 설비투자는 1.5% 각각 증가했습니다. 수출은 전기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집행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한 게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4분기 성장률을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 측면에서 살펴보면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1.0%포인트로 3분기(0.2%포인트) 대비 크게 확대했습니다.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는 3분기 수준인 0.2%포인트에 그쳤습니다.
작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민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5%포인트를 나타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향후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가 수출에 앞서 움직인다는 점에서 설비투자 회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재부는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고, 민간투자 기여도가 7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며 "아직 만족할 순 없지만 민간 부문도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