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 중단에 들어갔지만 주가는 오히려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예정대로 내주부터 생산이 재개되면 단기적으로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 오후 3시 현재 현대차는 전일 대비 8000원(6.45%) 오른 1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공장운영위원회를 열어 일단 오는 11일까지 휴업하기로 노사간에 합의했다. 4일부터 7일까지 순차적으로 울산공장의 생산 중단이 시작되고, 전주공장 트럭라인은 6일부터, 버스 라인은 10일부터 가동을 멈춘다. 쏘나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7일부터 휴무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국내공장 180만대 기준 일주일 생산차질은 대략 3만5000대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차량 평균판매단가를 3000만원으로 가정하면 1조원 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마찬가지로 실제 손실이라기보다는 기회 비용에 가깝다. 생산 중단이 판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생산 중단보다는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향후 실적 개선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조2435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1조76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전날까지 현대차 주식을 333억원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는 코스피 종목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증권가에서도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중단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가 1분기에 집중됨에 따라 2분기 V자 반등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규모 감산으로 차량 재고가 줄어들면 재고 확충을 위한 증산이 뒤따르며 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이라며 "현대차 부품사의 공장이 집중된 북경시는 감염의 진앙지도 아니며 우한시는 경쟁사인 혼다, GM의 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가동 중단 이슈는 단기 영향이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주가 생산 중단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 내 대부분의 공장 가동이 다음주 중에 재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연장됐던 중국 춘절 연휴가 9일 끝나고 10일부터 중국 공장들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우한 지역은 14일부터 공장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국내 공장 가동 재개 여부가 중요한데 전면 재가동을 위해선 9일까지 연장된 중국 춘절이 추가 연장 없이 10일부터 정상적으로 가동되거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공장별 가동 허가를 받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전망"이라며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는 방안
이어 "향후 1주일 사태의 추이가 관건으로 현재까지의 영향과 손실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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